[국제] “하버드 가면 성공, 아니더라”…타이거맘 지고 베타맘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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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맘과 베타맘. 일러스트 제미나이
지난 수십년간 자녀의 미래까지 꼼꼼하게 설계하는 ‘타이거맘’이 대세였다면, 최근에는 자녀에게 자유를 주고 스스로 미래를 선택하게 하는 ‘베타맘’이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 시티에 거주하는 소피 제이프는 10대가 된 두 아들에게 보다 많은 자율권을 주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이 한 주간 잘 행동했고 통금시간을 지켜 집으로 돌아온다면 스스로 일정을 정해 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싫어하는 방과 후 활동은 그만둬도 된다고 허락하고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지 못해도 괜찮다고 했다.
아이들이 명문대에 들어가고 유망한 직업을 갖도록 독려하는 대신 스스로 흥미를 찾고 성장한 뒤에도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 사람으로 키우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의 양육 방식은 명문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대학 지원서에 기재할만한 활동들을 찾아 완성해주는 등의 ‘타이거맘’이 대세였다. 이는 중국계 미국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의 2011년 저서 ‘타이거 마더’를 통해 드러난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불평등이 심화하고 지식기반 경제로 변화하면서 부모들이 자녀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뒤처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이런 경향이 더 강해졌다. 예를 들어 1975년에는 여성들이 자녀의 숙제를 돕는데 주당 평균 14분을 사용했다면, 2018년에는 5배 가까이 늘어난 1시간 9분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부모가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시간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경제 환경이 변화하고 인공지능(AI)의 등장이 전문직마저 위협하면서 이런 양육법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나왔다.
통제적인 육아 방식이 가져온 역효과에 주목한 전문가들도 있다. 임상 심리학자 클레어 니코고시안은 지난 20년간 재능있는 10대들이 15∼16세에 갑자기 그동안 해왔던 음악이나 운동을 그만두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며, 통제적인 육아법이 부모뿐 아니라 자식도 지치게 해 역효과를 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형사·가정법 전문 변호사인 사라 미라클도 법에 저촉되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 중 일부는 믿기 어려울 만큼 통제적인 성향의 어머니를 둔 경우가 많았다며 과도하게 간섭하는 양육방식이 영향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타이거맘식 양육에 지친 엄마들이 변화를 갈망한 것도 요인이 됐다.
브라운대 경제학자 에밀리 오스터는 “부모들이 하버드에 간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실질적인 한계에 도달한 추세에 대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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