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녹색 지옥이 돌아왔다”…미군 파나마 정글 훈련 부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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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와 악어, 물어뜯는 벌레, 숨 막히는 열기와 진흙이 뒤섞인 ‘녹색 지옥(Green Hell)’ 파나마 밀림. 미군이 지난해 이곳에서 약 25년 만의 정글 훈련을 재개한 사실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남미 압박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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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8일부터 29일(현지시간)까지 파나마 카리브해 연안의 크리스토발 콜론 항공해군기지에서 진행된 합동 정글 작전 훈련 중인 미군. 사진 미 남부사령부

미군이 파나마에서 재가동한 정글전 훈련 프로그램은 파나마군과 함께하는 ‘합동 정글 작전 훈련(CJOTC)’이다. 미 남부사령부(SOUTHCOM)는 지난해 11월 4일(현지시간) “CJOTC 훈련을 10월 8일부터 29일까지 파나마 카리브해 연안의 크리스토발 콜론 항공해군기지에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훈련에서는 밀림 생존술과 부상자 후송, 정글 순찰, 하천 도하, 소부대 기동, 야전 의무, 정글 속 추적·은폐 기술 등을 다뤘다. 훈련에는 미 해병대원과 파나마 경찰·국경수비대·해군항공대 인력 등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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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카리브해 연안의 크리스토발 콜론 항공해군기지에서 진행된 정글 작전 훈련 중 불을 피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 미 남부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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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8일(현지시간) 일본 오키나와 정글전 훈련센터에서 열린 정글 지휘관 과정 2-25 훈련 중, 미 해병대원들이 식량 조달 및 야전 보급 훈련의 일환으로 모닥불에 닭을 삶고 있다. 사진 미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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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카리브해 연안의 크리스토발 콜론 항공해군기지에서 진행된 정글 작전 훈련에서 나무가지로 거처 뼈대를 만들고 있다. 사진 미 남부사령부

훈련기지는 냉전 시기 중남미 작전을 대비한 핵심 훈련 시설로 활용됐던 포트 셔먼(Fort Sherman) 부지다. 하지만 미국이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 운하 통제권과 함께 기지를 파나마에 반환하면서 운영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후 미군의 정글 작전 훈련은 하와이와 일본 오키나와 등으로 분산돼 진행됐지만, 지난해 CJOTC 훈련을 시작으로 약 25년 만에 다시 파나마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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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 정글 작전 훈련 과정에 참석한 미군과 파나마군 장병들. 미 남부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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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4일(현지시간) 하와이 스코필드 막사에서 미 육군 정글 훈련에 참가한 병사들이 수상 작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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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9일(현지시간) 일본 오키나와 정글전 훈련센터에서 열린 정글 지휘관 과정 훈련 중 미 해병대원들이 로프 다리를 건너고 있다. 사진 미 육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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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제8군수지원사령부 제8헌병여단 제125재정대대 브라보중대 재정지원병인 수라지 틸리야 푼 일병(왼쪽)이 2024년 10월 15일(현지시간) 하와이 스코필드 막사 인근 동부 훈련장에서 열린 제25보병사단 정글작전훈련(JOTC) 수료식 후 중대장 짐 칼턴 대위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미 육군

미군은 정글 훈련을 동맹 협력과 지역 안보 취지라고 설명한다. 로린 웨스트먼 육군 대위는 “진정한 다국적 협력”이라고 표현하며 “실시간 상호운용성과 생존 기술, 공동 전술 능력을 향상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재가동이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전략 변화 일부라고 본다. 앨런 맥퍼슨 미국 템플대 역사학 교수는 5일 블룸버그통신에 “미국이 군사력과 함께 돌아왔다는 사실을 중남미에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강압적이고 다면적인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라고 평가했다. 중남미에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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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8일자(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표지. 사진 뉴욕포스트

트럼프 행정부는 ‘돈로주의(Donroe Doctrine)’를 앞세우며 서반구 영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돈로주의는 트럼프와 먼로주의를 합친 표현으로, 미국이 서반구를 자국 영향권으로 묶으려는 신(新)먼로주의 노선이다. 지난해 말 백악관이 공개한 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NSS)에는 “수년간 방치된 서반구에서의 우위를 회복한다”는 표현도 담겼다. 미국은 중국이 파나마·베네수엘라·쿠바 등 중남미 국가들에서 영향력을 키웠다고 보고 있어 자국 군사·경제적 영향력을 다시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남미를 겨냥한 대테러·대범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중남미 마약 카르텔을 최우선 척결 대상으로 규정한 새로운 대테러 전략도 발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16쪽 분량의 전략 문건에선 “카르텔들이 마약과 조직원,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미국으로 들여오지 못할 때까지 활동을 무력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국테러조직(FTO) 지정 등을 활용해 카르텔과 갱단의 상업·물류 능력을 차단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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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헬기 승강장에 도착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동안 멕시코 마약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경 밖 비밀 제조시설이나 밀림 지역 은신처에 대한 직접 타격 가능성까지 시사해왔다. 쿠바 방어망 무력화나 파나마 운하 통제권 문제를 거론한 적도 있다. 특히 올해 1월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당시 대통령 신병을 확보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중남미 국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졌다”(블룸버그)는 평가가 나온다. 정글전 훈련 강화 역시 이런 비정규전·대테러 작전 역량 확대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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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1일(현지시간) 일본 오키나와 곤살베스 기지의 정글전 훈련센터에서 미 해병대원들이 체력 단련 코스 중 심해 장애물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아울러 정글전 자체가 중남미 환경에 특화된 전투 방식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밀림 지형은 과거 미군이 파나마와 콜롬비아, 중남미 반군 토벌 작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했던 전장이다. 최근에는 마약 밀매 조직과 국경 범죄 네트워크 대응에서도 정글 작전 역량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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