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두환에 ‘도장’ 안 뺏겼다…MB “난 못 찍어” 버텨 지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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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현대차를 지켜내다 

찍었나? 찍었어?

몸과 마음, 정신이 모두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나에게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1980년 여름, 이틀을 신군부, 그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했던 보안사령부에 감금돼 모진 협박과 취조를 당하다가 겨우 풀려난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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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퍼렇던 옛 보안사 건물.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으로 탈바꿈돼 있다. 중앙포토

새벽 4시, 야간 통행금지가 막 해제된 시각이었다. 차를 타고 광화문 네거리로 접어들던 내 눈에 현대건설 광화문 사옥이 들어왔다. 놀랍게도 12층에 불이 켜져 있었다. 회장실이 있던 층이다. 나는 집 대신 회사로 들어갔다. 경비원이 깜짝 놀라 달려나왔다.

아니, 사장님.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십니까.  

12층에 누가 계십니까? 불이 켜져 있네요.  

그가 답했다.

회장님이십니다. 회장님께서 어제 퇴근하셨다가 다른 임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후에 돌아오셔서 저렇게 밤을 세우고 계십니다. 그제도 똑같이 그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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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83년 현대건설 본사 건물로 사용된 광화문 사옥. 현재 현대해상이 자리해 있다. 사진 현대건설

나는 회장실로 갔다. 나를 본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놀란 표정으로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서두의 질문을 던졌다.

정 회장이 물은 ‘찍음’의 주어는 나였고, 목적어는 도장이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정 회장이 나에게 맡긴 그의 인감 도장이었다.

새 권력이 보안사 취조실에서 나에게 도장을 찍으라고 닥달했던 대상은 한 장의 서류였다. 후술하겠지만 그건 현대그룹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운명과 미래까지 송두리째 집어삼킬 수 있었던 무서운 서류였다.

정 회장은 바로 그 도장을 찍었는지 나에게 물어본 것이었다. 이틀간의 밤샘 취조 끝에 기진맥진 상태였던 나는 간신히 입을 뗐다.

안 찍었습니다...

정 회장은 깜짝 놀랐다.

아니, 어떻게 안 찍었어?

놀랄 만도 했다. 그 자신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저항했지만 결국 실패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거 안 되겠구먼!”...정주영의 도장을 품고 신군부와 맞서다 

내가 현대건설 사장이던 1979년 대한민국은 대격변에 휘말렸다. 10·26이 터지면서 ‘박정희 시대’가 18년만에 종막을 고했다. 그리고 12·12가 이어졌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을 필두로 한 신군부는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권력을 통째로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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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2.12 직후 서울 보안사령부에서 기념촬영한 신군부 세력.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와 다섯번째에 노태우 9사단장과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앉아있다. 연합뉴스

권좌에 오른 신군부는 국민의 반발을 잠재울 비책들이 필요했다. 언필칭 경제개혁이 그 첫 머리에 올랐다. 신군부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일부 경제학자들을 끌어들여 개혁 방안을 논의하게 했다. 그들이 내놓은 개혁 방안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신군부는 그걸 토대로 현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내 놓았다. 정 회장은 그 요구가 왜 비상식적이고 무리한지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이들이었다. 그 벽이 너무나도 단단했던 터라 정 회장은 저항을 서서히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그의 마지막 희망이 바로 나였다.

정 회장은 앞서 나에게 자신의 인감 도장을 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거 가지고 가서 정 찍어야 할 것 같으면 찍으시오.  

어려운 주문이었다. 그 말 속에서 ‘최대한 찍지 말고 버티라’는 정 회장의 속내가 고스란히 읽혔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미리 살짝 이야기하면 도장을 찍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내가 끈질기게 저항했기 때문이었다. 약간의 기지를 발휘한 것도 중요한 승인(勝因)이었다.

정 회장은 너무나도 기뻐하면서 그 경위를 몹시도 궁금해했다.

도대체, 어떻게 안 찍을 수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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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재직 시절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이명박대통령기념재단

정 회장이 답변을 종용하면서 내 옆으로 바싹 다가왔다. 그러면서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순간 그가 경악했다.

자네, 자네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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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 불려갔던 MB…“자네 얼굴!” 정주영 경악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7019

이명박 회고록 및 단독 인터뷰

〈이명박 회고록〉
“난 대통령 될거야, 당신은...” MB 경악한 정주영 폭탄 발언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7558

“내가 조연?” 정주영 분노했다…MB 곤혹케한 ‘유인촌 드라마’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8505

“이명박 이름만 돌림자 안썼다” MB, 친모 일본인설에 꺼낸 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9441

“너 인마, 그딴 걱정을 왜 해!” MB 고대 보낸 ‘헌책방 욕쟁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0363

“이명박이란 놈이 건방지게!” 박정희 움직인 당돌한 편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1334

정주영 “이군이 다 해먹었어?” 횡령범 몰린 MB, 반전 한마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2263

“이명박 잘 나간다더니 끝났군”…기피부서 발령, MB 인사 반전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3343

“당신이 이명박이야? 죽고싶어?” 박정희 경호실과 맞짱뜨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4328

“이명박 조심해, ‘그거’ 할 놈이야” 박정희는 정주영에 경고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5324

박정희 “이제 그만합시다”…서거 며칠 전 MB에 온 ‘천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6042

〈이명박 전 대통령 단독 인터뷰〉
“인정하자, 보수는 참패했다” 이명박, 13년만에 처음 입 열다 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706

尹, 수감중인 MB에 한 부탁 “UAE 국왕에게 편지 써달라” ②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15970

“그말 하니까 눈물이 다 나네” MB 울린 ‘한반도 대운하’ 좌절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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