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초선 때부터 서거까지 21년 노무현의 운전기사…최영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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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전기사였던 최영씨. 62세를 일기로 10일 별세했다. 사진 유족 제공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입문부터 서거 때까지 21년 동안 운전기사를 했다. 이후에는 묘역관리 팀장을 맡으며 노 전 대통령의 곁을 38년 동안 함께했다. ‘그림자 수행원’ 최영 비서관 얘기다.

지난해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온 그가 10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62세.

고인은 1988년 노 전 대통령이 초선 의원이던 시절에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대입 실패 후 취업을 준비하던 청년 최영에게 그의 친형이 노 전 대통령(당시 국회의원)의 운전기사를 제안했다고 한다.

처음엔 “며칠 해보고 결정하겠다”던 고인은 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며 일을 계속했고 이후 긴 세월 동행했다.

고인은 생전 지독할 정도로 과묵하고 신중했다. 집안 식구나 친구들에게조차 업무 중 겪은 일을 발설하지 않을 만큼 직분에 충실했다.

하지만 그 과묵함 뒤에는 뜨거운 열정도 있었다고 노무현재단 측은 전혔다.

재단 측은 노 전 대통령의 초선 의원 시절, 광주학살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대학생들을 진압하려는 경찰을 향해 고인이 소화기를 분사하며 맞섰던 일화를 소개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그를 ‘영씨’라 부르며 각별한 신뢰와 다정함을 보냈다고 한다. 당선인 시절, 보안상의 이유로 수행기사를 교체하라는 경호실의 권고를 물리치고 그를 곁에 둔 일화는 유명하다.

결국 고인은 별도의 경호 교육을 이수한 뒤 대한민국 1호차(방탄 승용차)를 직접 몰았다. 지방 일정 때는 노 전 대통령과 한 방에서 잠을 자기도 할 만큼 두 사람의 관계는 비서를 넘어선 동반자였다.

고인은 노 전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떠날 때면 직접 대형버스를 몰아 강원도 산길을 누볐다. 퇴임 후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상경하던 날의 버스 운전대에도 그가 앉아 있었다.

특히 2009년 5월 29일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떠나 마지막 길을 가던 날, 고인은 “마지막만큼은 직접 모시고 싶다”며 운구차 운전석을 지켰다.

서거 이후에도 고인은 봉하마을에 남아 권양숙 여사의 차를 운전했다.

노무현재단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쁜 순간에도 슬픈 순간에도 기꺼이 대통령의 발과 위로가 되어주었던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한다”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장례는 ‘노무현재단장(葬)’으로 엄수하기로 결정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화 씨와 1남 1녀(최재식·최주연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5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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