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빈플러스’에서 ‘실속의전’ 바꾼 中 “제재 반격할 무기고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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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중국 베이징 자금성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통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중앙포토

오는 14일 8년 반 만에 미국 대통령을 맞는 중국이 의전을 ‘국빈 플러스’에서 ‘실속의전’으로 낮췄다.

도착 나흘 전인 10일까지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대만과 이란, 무역 및 관세 등 핵심 사안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11월에는 8~10일 국빈방문 엿새 전인 2일 관영 신화사가 트럼프의 방문을 공식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부산 회담과 마찬가지로 회담 하루 전 발표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연임을 확정한 19차 당 대회 보름 뒤에 열렸던 2017년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에게 자금성 만찬을 베풀었다. 1949년 이후 중국 주석이 외국 정상에게 궁궐에서 만찬을 베푼 것은 처음이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전 주미대사는 국빈 이상이라며 ‘국빈 플러스’ 의전이라고 표현했다.

회담을 앞둔 중국의 버티기에 미국은 제재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 재무부는 8일(현지시간) ‘경제적 분노’ 작전의 일환으로 이란에 무기와 위성사진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과 홍콩 기업 9곳을 제재했다. 이란이 구매하려던 대공 미사일 시스템(MANPADS)을 중개한 위쓰다(昱思達)상하이국제무역유한공사, 정밀 위성사진을 제공하는 창광(長光)위성과기유한공사, 이란 샤히드-136 드론에 쓰이는 탄소섬유를 제공한 닝보의 하이텍스 보온재료유한공사와 리건핑(李根平) 대표 등이 포함됐다. 개인용 화기인 MANPADS는 지난달 이란이 미국의 F-15E 전투기를 격추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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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함께 환영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중앙포토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반격할 ‘무기고’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친중 성향의 홍콩 성도일보는 10일 사설에서 “중국은 반격할 ‘무기고’를 갖췄으며, 트럼프의 협박외교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수출통제법, 2021년 제재차단조치, 2024년 이중용도 물품 수출통제 규정 및 희토류 관리 조례 등 법적 장치를 촘촘히 갖췄고, 지난달에는 메타의 마누스 인수를 차단하고 2021년 제정했던 제재차단조치를 처음으로 발동했다. 사설은 “시대는 변했고, 트럼프는 중국이 타협하도록 압박할 레버리지를 근본적으로 잃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국이 제공할 ‘선물’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중국은 보잉 항공기 300대를 포함해 총 2535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283조원, 현재 371조원)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3B로 불리는 보잉(Boeing) 737 MAX 500대, 대두(Bean), 쇠고기(Beef) 구매 계약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지만 참석하는 미국 기업 숫자는 크게 줄었다. 엔비디아·애플·퀄컴 등 초청받은 기업 숫자는 2017년 29곳과 비교해 12곳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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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이 베이징 거리를 주행하는 미국 비밀경호국 차량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차량에는 ‘미국 정부’가 적힌 번호판이 부착되어 있다. 웨이보 캡처

시 주석은 열흘 넘게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상하이에서 열린 기초연구 강화 좌담회에 참석한 이후 10일까지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데인스 상원의원(공화당)이 인솔한 초당파 대표단 접견을 리창 총리와 자오러지 전인대 위원장에게 위임했다. 지난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준비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당) 대표단,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각각 직접 만났던 것과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상황 관리에 치중할 전망이다. 투신취안(屠新泉) 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안정은 관계 개선이 아니라 악화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는 “과거의 대타협(grand bargain)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며 “대파국을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진단했다.

조너선 친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스스로 판 함정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올해 여러 차례 회담이 열린다는 것을 미리 예고해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양보할 필요성을 없앴다는 해석이다. 2023년 샌프란 회담에 NSC 중국 디렉터로 배석했던 친 연구원은 “중국은 중간선거 직전 트럼프가 성과가 필요할 때 더 큰 이득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중간선거 이후 또는 트럼프 퇴임 이후를 대비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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