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시진핑, 중국식 천하질서 상징 ‘천단 기년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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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문할 천단 기년전. 명·청대 황제가 풍년을 기원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신경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다음 날인 14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미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회담에선 장기화하고 있는 이란 전쟁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나 켈리 미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및 미·중 정상회담 관련 사전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중 기간 중 시 주석과 최소 6차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14일 오전 열리는 환영 행사 및 양자 회담, 오후 천단(天壇) 공원 방문과 만찬, 15일 차담과 업무 오찬 등을 통해서다. 백악관은 당초 지난 3월 말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이란 전쟁 영향으로 한 차례 연기하며 5월 14~15일로 일정을 발표했는데, 예정보다 하루 앞서 중국에 도착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정상회담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집권 1기 때인 2017년 11월 이후 약 8년6개월 만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회담에선 미·중 무역위원회 및 투자위원회 설립과 운영, 양국 간 항공우주·농업·에너지 등 분야의 추가 협정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켈리 부대변인은 “이번 방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해온 것처럼 중국과 관계를 재조정하고 상호주의와 공정성을 최우선 삼아 미국의 경제적 자립을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란 전쟁 종전 방안이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에서 조속히 벗어나기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이란 지원 중단 및 종전 합의 중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은 중동 상황에 직접 개입은 피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미국이 기대하는 수준의 역할을 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2017년 트럼프 대통령 방중 당시 시 주석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외국 정상과 최초로 자금성 만찬을 함께 하는 등 ‘황제 의전’을 선보였다. 이번엔 두 정상이 함께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천단 기년전(祈年殿)에 오른다. 기년전은 명·청대 황제가 하늘에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중국식 천하 질서’를 상징하는 장소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중국 역사의 유구성을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과 중국 모두 천하 질서에 속한다는 중국식 가치관을 강조하는 문화 외교의 일환”이라고 풀이했다.

11일 회담 준비도 본격화했다. 미군 C-17 글로벌마스터Ⅲ 전략수송기 4대가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착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미 도착한 8대를 포함해 총 12대다. 이를 놓고 홍콩 매체는 이란 전쟁 수행을 위한 지휘센터 장비가 포함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묵을 호텔 주위에는 이날 오후부터 검문검색을 위한 텐트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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