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레전드 카메론의 피는 어디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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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잠깐 저 친구를 의심하긴 했죠.(웃음) 착한 선수라 주위 동료들이 모두 도와줬고, 그래서 결국 잘 이겨낸 것 같아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은 외국인 타자 다즈 카메론이 화제에 오르자 안도감이 섞인 미소를 지었다. 번번이 중요한 득점 기회를 날려 ‘미운 오리’로 불리던 카메론이 최근 팀의 핵심 타자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카메론은 지난해 말 두산과 계약했을 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그의 아버지는 메이저리그(MLB) 통산 홈런 278개를 친 강타자 마이크 카메론. 2001년 MLB 올스타로 뽑혔고, 세 차례 골든글러브도 수상한 호타준족 외야수였다. 2002년엔 한 경기에 홈런 4개를 때려내는 명장면도 남겼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 받은 아들 다즈도 만만치 않은 운동 능력을 지닌 유망주였다. MLB 통산 5시즌 동안 160경기에 출전했고, 지난 시즌엔 마이너리그 최상위 레벨인 트리플A에서 준수한 활약을 했다. 지난해 전임 외국인 타자였던 제이크 케이브도 타율 0.299·16홈런·87타점·OPS(출루율+장타율) 0.814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지만, 두산은 그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카메론 영입을 선택했다.
카메론의 개막 직후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타율도 2할대 초중반을 맴돌았거니와 지난달 24일까지 득점권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해 눈총을 샀다. 김 감독은 “캠프 연습경기 때는 타구 스피드도 좋고 강한 스윙을 하는 게 눈에 띄어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시즌이 시작되니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며 “그래도 ‘외국인 타자는 최소 100타석까지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고 지켜봤다. 다행히 카메론이 워낙 착한 성격이라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줬고, 그 친구도 여러 조언을 잘 받아들이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메론은 지난달 말부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지난달 25일 LG 트윈스전에서 첫 득점권 안타를 생산한 뒤, 막힌 혈이 뚫린 듯 공격·수비·주루 모두 활기를 찾았다. 그날부터 지난 10일까지 치른 14경기 성적은 타율 0.388·12타점·OPS 1.084로 세 부문 모두 팀 내 1위이자 리그 톱10 안에 든다. 카메론은 “KBO리그 투수들을 처음 상대하다 보니, 모두 투구 스타일이 달라 적응이 필요했다”며 “타격감 좋은 타자들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관찰하며 배웠다. 이진영 타격 코치가 매 타석 전 (어떤 공을 공략할지) 구체적으로 조언해주는 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진영 코치는 “아버지한테 야구를 배웠는데, 엄격하게 가르치셨다고 하더라. 그 덕에 기술 퀄리티가 높고 정말 좋은 자질도 갖고 있는데, 리그 적응에 조금 시간이 걸리는 타입이었던 것 같다”며 “나 역시 처음엔 걱정했지만, 기본적으로 소통이 무척 잘 되는 선수였다. 본인이 생각하는 부분을 내게 잘 얘기해주고, 또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들여 실행하는 능력이 좋다”고 높이 샀다.
이 코치는 이어 “타석 전에 코스를 정하든, 구종을 정하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그대로 잘 흡수한다. (코치나 전력분석팀을) 의심하는 선수도 많은데, 이건 분명 카메론의 장점”이라며 “외국인 타자에게 중요한 건 결국 리그 적응력이다. 카메론도 고비를 잘 넘긴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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