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르무즈에 최대 40명 파병”…미군 유치 노리는 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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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알리투스 지역 아크메뉴누 마을 인근에서 열린 리투아니아·폴란드 합동 군사훈련 ‘브레이브 그리핀 26/II’에서 폴란드 병력이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북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가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작전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유럽 안보 지형에 파장이 일고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호르무즈 파병을 공식화한 것은 사실상 리투아니아가 처음이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실은 11일(현지시간) “국가방위위원회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 임무에 군인과 민간 인력 최대 40명을 파견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기타나스나우세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국가방위위원회에는 총리·국회의장·국방장관·합참의장이 참여한다. 다만 해외 파병은 의회 동의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이번 파병은 전투보다는 기뢰 제거와 해상 안전 확보 등 지원 임무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리투아니아는 발트해 연안국 특성상 기뢰 제거 역량을 갖춘 국가로 평가받는다. 로베르타스 카우나스 국방장관은 “리투아니아와 인근 국가는 기뢰 제거 능력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나토 파트너로서 항행 안전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아크메니나이 인근에서 열린 ‘브레이브 그리핀 26-II’ 군사훈련 현장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왼쪽)과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발트 3국과 나토를 잇는 전략 요충지 ‘수바우키 회랑’ 방어 능력 점검을 위해 실시됐으며, 리투아니아·폴란드·미국·포르투갈 병력이 참가했다. EPA=연합뉴스
리투아니아는 병력 파견뿐 아니라 미군에 대한 후방 지원과 군사 인프라 제공 의사도 전했다. 대통령실은 “미국 요청에 따라 물류 지원을 제공하고 군사 시설 사용도 허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추진 중인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 ‘프로젝트 프리덤’ 참여 의지도 내비쳤다.
이 같은 결정은 단순한 군사 협력을 넘어선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독미군 5000명 이상 감축 방침을 밝히고, 동맹국의 이란 전쟁 비협조를 문제 삼으며 유럽 내 미군 재배치를 시사한 상황과 맞물리면서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국이 소극적 태도를 보인 가운데 리투아니아는 선제적으로 ‘파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 리투아니아는 폴란드·라트비아 등과 함께 독일에서 철수하는 미군을 자국에 재배치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재 약 10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인 리투아니아는 이를 내년 말까지 5000명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최근 “더 많은 동맹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인프라 제공 의사를 강조했다.
리투아니아가 파병에 이처럼 적극적인 이유는 러시아의 위협 때문이다.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맞닿아 있고, 동맹국 벨라루스와도 국경을 접한 지정학적 특성상 안보 불안이 크다. 러시아와의 최단 거리는 약 100㎞에 불과하다. 병력 2만 명 규모의 자국 군으로는 유사시 대응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공항에 설치된 패트리엇 요격 체계. 로이터=연합뉴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제국과 나치 독일, 소련의 지배를 거친 뒤 1990년대 초 독립을 회복했다. 이후 친서방 노선을 강화하며 2004년 유럽연합(EU)과 나토에 가입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했고, 칼리닌그라드로 향하는 육로를 차단해 러시아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2021년에는 수도 빌뉴스에 대만 대표부를 설치해 중국과 외교 갈등을 감수하기도 했다.
이처럼 리투아니아는 미국 중심 질서에 ‘올인’하는 전략으로 안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유럽 주요국이 관망하는 사이 미국과의 밀착을 통해 안보·경제적 반사이익을 확보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정상화하기 위해 동맹국들에 참여를 요청해 왔다. 그러나 많은 나토 국가들은 이란의 보복이나 전쟁 확대를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투아니아가 먼저 참여를 결정한 것은, 나토 내부의 갈등과 함께 작은 나라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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