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전쟁 휴전 불안한데 …걸프국 ‘美 우산’ 넘어 전선 뛰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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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흔들리는 가운데 걸프국들이 전쟁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휴전 발효 전후 이란 본토를 비밀리에 타격했고, 이란은 걸프국에 무장 병력과 간첩을 침투시켰다. 역내 미국 주도 안보 질서가 흔들리는 사이 걸프국들이 직접 응징으로 노선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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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산업지대에서 이란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한 뒤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쿠웨이트엔 침투조, 바레인엔 첩자…이란의 중동 흔들기

중동의 확전 양상은 최근 쿠웨이트에서 먼저 드러났다. 쿠웨이트 당국은 12일(현지시간) “이달 1일 국경을 침입하다 체포된 일당 4명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이라고 자백했다”며 “교전 과정에서 쿠웨이트 병사 1명이 부상했고 침투조 중 2명은 도주했다”고 밝혔다. 침투조는 모두 6명으로 어선을 이용해 쿠웨이트 북부 부비얀 섬에 잠입을 시도했다고 한다.

이라크와 이란 국경에 인접한 전략 요충지인 이 섬은 이미 지난 3월 27일 이란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이란은 지난 6일에도 이곳을 드론으로 공격했다면서 “미군이 위성장비·탄약 일부를 이 섬 임시 기지로 옮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번 침투가 미군 시설을 정조준했을 가능성도 있다.

쿠웨이트는 이들이 핵심 시설을 겨냥한 적대 행위를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란 당국은 부인했다. “체포된 4명이 해상 순찰 임무 중 항법 장비 이상으로 쿠웨이트 영해에 들어갔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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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8일 이란 호르무즈 라반섬 정유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레인에서도 이란에 대한 강경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바레인 법원은 12일 IRGC와 연계된 간첩 행위, 이란의 대(對)바레인 공격 지지, 폭력·파괴 행위 등 사건에서 24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 중 3명은 종신형을 받았다. 이 나라 왕실은 수니파지만 시아파 인구가 많다는 점을 이용해 IRGC 조직이 자국 시아파를 포섭한 뒤 내부 교란을 야기하려 했다고 바레인 당국은 판단했다.

맞고만 있지 않겠다…UAE·사우디, 이란 비밀 타격

걸프국들이 더는 방어만 하지 않고 있단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UAE가 휴전 발효 직전인 지난 4월 초 페르시아만 라반섬의 정유시설 등 이란 본토를 비밀리에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전쟁 초기부터 이란의 무차별적인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집중적으로 받아온 UAE가 강력한 보복을 한 것이다. 가디언은 12일 “휴전이 깨질 경우 UAE가 이란의 1차 보복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사우디 역시 직접 보복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통신은 12일 “사우디 공군이 지난 3월 말 자국을 향한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 영토를 여러 차례 비밀리에 타격했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이란 본토를 직접 겨냥한 첫 사례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보호에 의존해온 사우디의 이 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다.

“美 조용히 환영”…안보자립 나선 걸프국, 외교 총력전

군사적 긴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UAE 국방부는 10일 이란에서 날아온 드론 2대를 방공망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쿠웨이트도 같은 날 새벽 자국 영공에서 적대적 드론 여러 대를 탐지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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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쿠웨이트 국제공항 일대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쿠웨이트 당국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공항 내 연료 저장시설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걸프국들은 앞으로 미국 없이 안보 자립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WSJ는 “미국이 UAE의 이란 공격에 반대하지 않았고, 오히려 UAE를 비롯한 걸프국들이 전쟁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조용히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조차 걸프국들의 ‘참전’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로이터통신 역시 사우디의 비밀 공습을 놓고 “미국의 군사적 우산을 뚫고 들어온 공격에 걸프 왕정들이 직접 반격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걸프국 정상들이 외교 채널을 적극 가동하는 점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12일 전화 통화에서 전략적 협력과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같은 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도 통화하며 지역 안보와 안정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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