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발레 거장, 21세기 무용 천재…초여름 한국 무대 수놓는 세계 정상급 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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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급 무용수들이 여름 초입의 한국 무대를 달군다. 고전을 재해석한 발레부터 동시대적 감각의 현대 무용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이 국내 관객과 만난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백조의 호수(LAC)’. 사진 몬테카를로 발레단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은 대표 레퍼토리 ‘백조의 호수(LAC)’를 경기 화성예술의전당(13일)과 서울 예술의전당(16,17일), 대전예술의전당(20일)에서 공연한다. 이 단체의 예술 감독으로 세계적인 발레 거장으로 불리는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차이콥스키의 고전 작품을 재해석해 2011년 초연했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무대다.
2008년 무용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 최고 안무가상, 2018년 로잔 콩쿠르 평생 공로상 등을 수상한 마이요는 자신의 작품에 ‘LAC’라는 제목을 달았다. 프랑스어로 ‘호수’를 뜻한다. 전형적인 동화 속 환상적인 사랑 이야기를 덜어내면서 제목에서도 ‘백조’를 걷어냈다.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몬테카를로 발레단에 입단한 수석무용수로 이번 내한 공연 무대에 서는 안재용은 “‘백조의 호수’가 불러 일으키는 고정 관념 대신, 인물들 간의 관계와 감정을 메타포(은유)로 쓴 발레극, 혹은 한 편의 발레 영화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몬테카를로 발레단을 창립한 모나코의 카롤린 공주가 이번 공연에 맞춰 발레단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모나코 공비였던 배우 그레이스 켈리의 딸인 카롤린 공주는 어머니를 기리며 1985년 발레단을 창단했다.
현대무용 팬의 눈을 즐겁게 할 무대도 이어진다. 캐나다 출신 안무가 크리스탈 파이트의 대표작 ‘어셈블리 홀’은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1세기 무용 천재’라고 평가한 파이트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를 치밀하게 파고드는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캐나다 출신 안무가 크리스탈 파티의 ‘어셈블리 홀’. 사진 LG아트센터
지난해 영국 공연예술 분야 최고 권위인 올리비에상 최우수 무용작품상 수상작인 ‘어셈블리 홀’은 제목이 보여주듯 공동체를 상징하는 공간인 마을 회관을 배경으로 구성원 간의 갈등과 균열, 그리고 해체의 위기를 다룬다. 파이트는 캐나다 출신 극작가이자 배우인 조너선 영과 협업을 통해 연극과 무용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려 했다. 가디언은 이 작품을 두고 “무용수들의 몸을 뒤틀고 접어 만드는 기묘한 형상들, 그 속에 감정의 신체 언어를 안무하는 파이트의 특별한 천재성을 보여줬다”라고 평했다.
다음 달 11일부터 14일까지는 역시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스웨덴 출신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이 국내 관객을 만난다.
스웨덴 출신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 사진 LG아트센터
지난해 ‘해머’로 한국을 찾았던 에크만은 위트와 상상력이 결합한 독창적인 무대 미학으로 주목받는 안무가다.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은 북유럽 특유의 신비롭고 초현실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인간의 욕망과 환상을 풀어낸다. 1904년 창단한 ‘발레 도르트문트’ 무용수들이 이번 내한 공연 무대에 오른다. ‘발레 도르트문트’는 오스트리아·스페인·이스라엘 등에서 ‘한 여름 밤의 꿈’을 선보였으며 한국 관객과는 첫 만남이다. ‘발레 도르트문트’의 객원 무용수 정지한이 내한 공연 무대에 오른다.
앞서 지난 8~10일에는 영국 로열 발레단 상주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의 국내 초연작 ‘인프라’와 현대 무용의 선구자 글랜 테틀리의 ‘봄의 제전’이 더블 빌(두 개 작품을 엮어 한 공연에서 연속 상연)로 무대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무용 예술가들이 연이어 한국을 찾고 있다.
한국 공연 시장에서 무용 장르는 뮤지컬 등과 견줘 ‘비주류’로 여겨지지만, 해외 유수 무용수들의 내한 공연 티켓팅 전쟁은 치열하다. ‘백조의 호수’ ‘한여름 밤의 꿈’ 등의 공연 티켓은 이미 95% 넘게 팔렸다.
세계 정상급 무용단과 안무가들의 내한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한국 공연 시장의 위상 변화가 자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K팝과 영화·드라마로 대표되는 K 컬처의 확산이 무용을 포함한 한국 공연예술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무용수에 대한 팬덤도 커진 덕분에 세계적인 예술단체들의 한국행이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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