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3 유권자 많은데…“선거인단 가입땐 아이스크림” 선 넘는 교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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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경기 평택의 한 사립고 고3 학생들이 교사가 전달한 선거인단 가입 독려 문자 메시지를 취재진에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 8일 1교시 수업 시간에 벌어졌다고 한다. 김민상 기자
6·3 지방 선거를 앞두고 현직 교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교원의 정치 기본권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학교 안팎에서 허용되는 정치적 발언 범위와 위반 시 제재 기준이 모호해 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평택의 사립 A고에 근무하던 교사가 직무 정지 및 수업 배제 조치를 받았다. 해당 교사는 수업 중 학생들에게 교육감 예비후보 선거인단 가입을 권유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에 의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됐다. 논란 이후 그는 학생들에게 “강요를 한 것은 잘못됐다”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고의 한 학생은 중앙일보에 “선생님이 선거인단 가입 링크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돌리라고 했고, 가입하면 아이스크림을 사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가) 전에도 특정 정당을 옹호하는 발언을 종종 했다. 그래도 학생부에 좋지 않은 기록을 남을까 봐 그냥 웃어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전북 전주에서 열린 상담교사 간담회에서는 교육감 예비후보와 동행한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OOO 예비후보 캠프’라고 적힌 명패가 놓인 자리에 앉은 모습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캠프 측은 “간담회 실무 과정에서 발생한 착오”라고 해명했지만, 선관위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교원 정치 발언 민원 현황
교사의 정치적 언행과 관련한 학생·학부모의 민원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2023년 28건에서 2025년 75건으로 늘었다. 지난 2024년엔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가 특정 정당에 대한 투표를 연상시키는 문구를 식단표에 넣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가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교육계에선 2019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고3 학생 상당수가 유권자가 된 상황에서, 교사의 정치·선거 관련 발언이 자칫 학교 내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2008년 6월 5일 이전 출생자에게 투표권이 부여된다. 교육계에선 고3의 40%가량이 유권자라고 본다.
정부가 교원의 정치 기본권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표현의 허용 범위와 금지 기준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철 부산교육연구소장은 “교육 활동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먼저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정치적 발언의 지속성, 학생들의 반론 기회 보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징계 기준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 내 정치 활동을 금지한 선거관리위원회 안내 포스터. 사진 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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