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죽음과 맞바꿀 맛” 황복 풍년…어민 29년 집념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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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임진강 진객(珍客) 황복이 10여년 만에 보기 드물게 풍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봄에도 예년보다 4∼5배가량 어획량이 늘었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어부 박우군씨는 “지난달 중순부터 황복이 회귀하기 시작한 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0∼15㎏(20∼30마리)씩 잡히고 있다”며 “올해 봄에는 몸집이 큰 성어가 많이 잡히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복은 이달 말 회귀가 절정을 보인 이후 다음 달 말까지 임진강으로 돌아올 전망”이라고 했다.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에서 어부 박우군씨가 설치한 그물에 황복이 그득하게 결려 올라왔다. 사진 파주어촌계
장석진 파주어촌계장은 “이달 들어 임진강 어부 40여 명은 하루 평균 500㎏ 정도의 황복을 어획하고 있다”며 “황복의 수가 최근 수년간 많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꾸준한 치어 방류 사업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황복이 최근 풍어를 이루는 것은 20여년간 지속하고 있는 치어 방류의 효과로 분석된다. 잡히는 황복의 90% 정도가 몸집이 다소 작은 방류한 황복이란 점이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파주시, 김포시, 고양시 등은 1997년부터 29년째 매년 어민들과 황복 치어를 임진강과 한강에 다량 방류하고 있다. 황복 어족자원 확충을 위한 일이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에서 어부 박우군씨가 그물로 잡은 황복. 사진 박우군씨
황복은 얇게 회를 뜨면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매운탕·지리로 요리하면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과 함께 쫀득한 식감이 그저 그만이다.
황복은 일반 복과 달리 옆구리가 황금색을 띠어 ‘황(黃)복’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황복은 임진강과 한강에서 부화한 뒤 서해로 나가 3∼5년 동안 자라 길이 20~30㎝의 성어가 된다.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임진강과 한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은 뒤 바다로 돌아가는 회귀성 어종이다. 황복은 서해 밀물이 밀려 올라가는 파주 임진강 중류와 서울 한강 잠실수중보 일대까지 회귀한다.
황복 맛은 예로부터 정평
황복의 맛은 예로부터 유명했다. 중국 송나라 대표 시인 소동파는 ‘하돈(河豚·강의 돼지)’이라고 부르며 그 맛을 극찬했을 정도다. 당시 맛이 좋은 데다 배가 불룩해 하돈이라 불렀었다. 어찌나 맛이 있었던지 ‘죽음과 맞바꿀 맛’이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극상의 맛이지만 잘못 먹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는 맹독을 지니고 있어서 이렇게 비유했다.

경기도 파주시가 임진강에서 황복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사진 파주시
황복은 맹독인 테트로도톡신 성분이 알·피·내장 등에 포함돼 있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황복의 독은 신경을 마비시켜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지 못하게 만든다. 소량(0.2㎎)만 먹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복어조리 자격증이 있는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섭취해야 안전하다.
풍어 등의 영향으로 황복 음식값도 내렸다. 식당 판매가격은 2∼3인분(2마리 정도) 기준으로 15만원 선이다. 예년보다 5만원 정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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