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함께 준우승했다고 봐주는 건 없다
-
2회 연결
본문
메가(왼쪽), 부키리치
2년 전 준우승을 합작한 두 외인이 적으로 마주한다. ‘인도네시아 특급’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배구 천재’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V리그로 돌아왔다.
여자배구 정관장은 2024~25시즌 준우승을 했다. 당시 메가와 부키리치의 동반 활약이 눈부셨다. 아시아쿼터(아시아 국가 선수 1명을 영입할 수 있는 제도)로 합류한 메가는 간판급 외국인 선수 못잖은 공격력을 뽐내며 리그 득점 3위에 올랐다. 그 옆에 부키리치가 있었다. 아포짓 스파이커인 메가를 대신해 아웃사이드 히터로 변신한 그는 수준급 리시브 능력을 발휘해 공·수 모두 맹활약했다. 적장인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이 “어려운 리시브도 척척 해낸다. 배구 천재 같다”며 감탄했을 정도다.
두 선수 모두 2024~25시즌을 마친 뒤 유럽으로 무대를 옮겼다. 메가는 튀르키예 2부 리그, 부키리치는 이탈리아 리그에 각각 새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기대와 달랐다. 메가는 대표팀 합류 등 개인사와 무릎 부상 등의 여파로 3개월만에 자국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부키리치는 리그 득점 20위에 올랐지만 인상적이진 않았다.
함께 떠난 두 선수는 한국 복귀도 동시에 추진했다. 메가는 2026~27시즌부터 아시아쿼터 선수가 자유계약제로 바뀌면서 원소속팀 정관장을 비롯해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무릎 부상 경력이 있는 데다 리시브에 약점이 있어 좀처럼 계약 체결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현대건설이 그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카리 가이스버거) 부상 공백으로 고전한 이력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강성형 감독이 직접 인도네시아로 날아가 메가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했다. 이달 초 별도의 메디컬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세밀히 점검한 끝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강성형 감독은 “(메가의) 몸 상태에 큰 이상을 느끼지 못 했다. 아울러 V리그 복귀에 대한 선수의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계약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메가는 “현대건설이 나를 선택해줘 고맙다”고 했다.
메가 영입에 따른 부수 효과도 쏠쏠하다. 입단 이후 현대건설 구단 관련 소셜미디어(SNS) 조회수는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자국 인도네시아 팬들의 뜨거운 관심 때문이다. 메가는 당분간 대표팀 선발도 고사하고 소속팀에 집중할 예정이다.
메가와 달리 트라이아웃을 거쳐야 하는 부키리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기존 외인과 재계약하지 않은 현대건설과 정관장, 흥국생명이 모두 부키리치를 1순위 영입 후보로 점찍었고, 정관장이 최종 승자가 됐다. 부키리치를 놓친 현대건설은 리시브 능력을 갖춘 아웃사이드 히터 조던 윌슨을 지명했다.
함께 뛸 때 친자매처럼 사이가 좋았던 두 사람은 이제 네트 너머에서 경쟁자로 만난다. 부키리치는 “메가와 다시 만나면 정말 재미있겠지만, 승부에선 무조건 내가 이길 것”이라며 특별한 의욕을 드러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