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미”라며 전투기 몰래 찍은 10대 중국인들에 실형…외국인 일반이적 첫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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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C-5 수송기가 계류돼 있다. 뉴스1
국내 한미 군사시설과 국제공항 일대에서 전투기를 무단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 중국인들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외국인에게 형법상 일반이적죄를 적용해 유죄를 인정한 국내 첫 사례다.
수원지법 형사12부(박건창 부장)는 14일 형법상 일반이적 등 혐의로 기소된 중국 고교생 A 군(18)에게 징역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 B 씨(20)에겐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소년법상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를 정해 형을 선고하는 부정기형이 적용된다. 범행에 사용된 카메라는 몰수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공모해 관제사와 조종사 사이의 통신을 감청하려 하고, 오산 공군기지 등에서 군용기를 촬영한 행위는 대한민국 군사상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이적행위”라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어 “위챗 대화 내용과 입국 경위, 국내 이동 동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 사이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며 “사진을 통해 확인되는 기체의 전개 상황과 기지의 주요 임무 등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침해가 넉넉히 인정돼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B 씨의 감청 행위가 A 군에게 위탁해 이뤄진 점, A 군이 미성년자인 점, 두 사람 모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이익을 공여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담은 형법상 일반이적죄를 외국인에게 적용해 실제 유죄를 선고한 첫 사례다. 사법부의 안보 위협에 대해 엄정 대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부산에서도 미 항공모함을 불법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같은 혐의로 먼저 기소됐으나 아직 선고가 나지 않았다.
지난 2023년 10월19일 충북 청주시 한 공군기지에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착륙해 주기돼 있다. B-52 폭격기는 이날 국내 공군기지에 처음 착륙했다. 사진 국방일보=뉴스1
A 군과 B 씨는 고등학생 신분이던 지난 202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한국에 각자 3차례, 2차례씩 입국해 국내에서 이·착륙 중인 전투기와 관제시설 등을 카메라로 수백 차례 정밀 촬영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이 방문한 곳은 수원 공군기지, 평택 오산공군기지(K-55), 평택 미군기지(K-6), 청주 공군기지 등 한미 군사시설 4곳과 인천·김포·제주공항 등 주요 국제공항 3곳이다.
이들은 지난해 3월 21일 오후 수원 공군기지 부근에서 이·착륙 중인 전투기를 무단으로 촬영하다 이를 목격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변호인 측은 지난 4월 21일 결심공판 최후변론에서 “피고인들은 미성년자이자 고등학생으로, 특정 조직의 지시나 지원을 받은 것이 아니라 항공기에 특화된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졌을 뿐”이라며 “철없는 어린아이들의 범법 행위에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A 군 등은 최후진술을 통해 “단순한 호기심으로 한 행동이 이렇게 큰일이 될 줄 몰랐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으니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군사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이며 피고인들이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며 A 군에게 징역 장기 4년·단기 3년을, B 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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