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러다 100조 날린다” 삼성전자 총파업 공포…中은 웃는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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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라인 위로 ‘파업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성과급 갈등이 결국 총파업이라는 외통수로 치닫자 사측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관리 체제에 전격 돌입했다. 정부와 경영진이 잇따라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를 고수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실제 파업 시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손실은 물론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어부지리’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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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 뉴스1

정부·삼전 잇단 손짓…노조 “성과급 제도화 답부터”

14일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대표이사)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성과급(OPI) 투명화, 상한 폐지, 제도화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노조 측에 “노사가 직접 만나 대화하자”며 추가 협상을 제안한 데 대한 답이다. 노조는 이어 “15일 오전 10시까지 대표이사가 직접 답변 바란다”며 “변화가 없으면 적법한 쟁의행위인 파업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도 이날 노사 양측에 16일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하자고 공식 요청했다. 중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대화와 실질적 교섭의 장으로 다시 나와달라”고 밝혔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사후조정을 벌였지만,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N%)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지급하고, 현행 연봉의 50%로 제한된 초과이익성과금 상한선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업황 변동성과 미래 투자에 대비하기 위해 유연한 성과급 운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DS부문이 약 15조원가량 적자를 기록했던 2023년에도 시설투자(CAPEX) 48조4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를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연구원장은 “수퍼사이클이 꺾여 적자를 내는 시기에도 투자를 지속하려면 호황기 때 충분한 실탄을 비축해둬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은 단기 성과보다 장기 투자 지속 가능성이 훨씬 중요한 산업”이라고 짚었다.

삼성 파업 리스크에 中 DDR4 20% 급등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파업에 따른 공정 중단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가동률을 낮추는 ‘웜다운(Warm-down)’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초입에 들어갈 새로운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공정 위주로 라인을 재편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제조가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때는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본다. 1754개 소재·부품·장비 협력사 피해와 글로벌 공급망 이탈에 따른 기회비용까지 합산한 수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파업 전후로 라인을 준비하고 안정화하는 데만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경제 6단체도 노조의 총파업 철회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 발표를 검토 중이다.

파업발(發) 공급 불안 우려는 중화권 업체들의 ‘어부지리’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이날 이번 주 중국 화창베이 시장에서 PC용 범용 D램인 DDR4 8Gb(기가비트) 호가가 약 20%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화창베이는 중국의 ‘용산전자상가’로 불리는 대표 전자부품 유통 시장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황의 풍향계로 꼽힌다. 경제일보는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로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업 변수까지 더해지며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만 난야커와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이 공백을 파고들려 할 것”이라며 “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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