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역 서점, 베스트셀러 공급 불균형 심각… "한강 책 없어 수치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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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남 밀양에서 최휘영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도서정가제가 소규모 지역 서점에는 보호 장치가 아닌 경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또 지역 서점들은 화제의 베스트셀러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유통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4일 경남 밀양의 노포 서점인 청학서점 삼문점에서 지역 서점 대표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고충을 청취했다.

최 장관의 이번 방문은 지역 문화·관광 정책 점검을 위한 1박 2일 일정의 첫 행보로 마련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찬섭 청학서점 대표는 현행 도서정가제의 실효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신 대표는 “지역 서점은 현 제도를 사실상 ‘15% 할인 보증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형 유통망이 최대 할인율을 적용하니 작은 서점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역서점이 공급받는 책 상당수가 75% 조건인데, 여기서 15%를 할인하면 실제로 남는 돈은 3~8% 수준”이라며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조차 벅찬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베스트셀러 공급 과정에서의 지역 소외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거론됐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나 유명 정치인의 신간 등 화제작이 나와도 물량이 수도권 대형 서점에만 쏠려, 지역 서점은 2주 이상 책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서점 대표들은 “일부러 동네 서점을 찾아온 손님에게 책이 없다고 답해야 할 때마다 지역 서점의 취약함이 드러나는 것 같아 수치심을 느낀다”고 성토했다.

공공기관 납품을 위해 매장 운영 없이 형식만 갖춘 서점이 인증을 받는 ‘부실 인증제’ 문제와 학교 도서 구매가 행정 편의상 온라인 업체로 쏠리는 현상, 독립서점 창업 지원 체계 부족 등 다양한 현안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최휘영 장관은 “책은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만큼 특정 사업자가 물량을 독점해 지역 독자들이 소외되는 것이 타당한지 유통 구조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실한 인증 체계를 점검하고 도서정가제의 근본적 한계를 보완해 지역 서점이 실질적인 경제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장관은 15일까지 밀양아리랑 시장과 영남루 등 주요 관광지를 돌며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한 현장 점검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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