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삼성 반도체 이미 손실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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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총파업 위기에 대비해 반도체 생산량을 선제적으로 줄이는 비상 조치에 돌입했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임원들을 긴급 소집해 “지금이 경쟁력 회복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미 ‘파업 손실’이 현실화하기 시작했으며, 장기화 시 직·간접 피해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DS부문 임원들을 소집한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의 호황을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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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6년 DS부문 상생협력 데이'행사장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는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도 노사 갈등과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안팎의 위기 요인이 겹치자 조직 동요를 최소화하고 생산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임원진에 전달한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 DS부문은 전날부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웜다운(Warm-down)’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웜다운은 파업이나 천재지변 등으로 공장 가동 중단이 예상될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량을 사전에 줄이고 설비를 안정 상태로 전환하는 비상 조치다.

반도체 공정은 24시간 멈춤 없이 돌아가는 구조다. 갑작스럽게 장비가 멈출 경우 온도·압력 균형이 깨지면서 수천억원 규모의 웨이퍼를 폐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 번 라인이 멈추면 단순 생산 차질 수준이 아니라 수율·품질·납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신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과 선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믹스를 재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캠퍼스 D램 라인에서는 약 1만5000개의 웨이퍼 보관함을 물류 장비에서 분리하는 작업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웜다운 돌입 자체가 이미 실질적 손실의 시작이라는 점이다. 신규 웨이퍼 투입을 제한하는 순간 생산량 감소와 납기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웜다운이 시작되면 신규 주문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일부 납기 지연 가능성도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노조도 총파업 시 하루 평균 1조원씩 최대 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 생산 차질을 넘어 공급망 신뢰 훼손과 고객 이탈, 라인 재가동 비용, 협력사 피해까지 포함한 직·간접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노조 측에 대화를 위한 쟁점별 입장을 담은 공문을 발송하며 협상 재개를 시도했다. 하지만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6월 7일 이후 협의할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은 총파업과 관련해서도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이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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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삼성전자 노조원들이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내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그동안 정부는 ‘노사 자율 해결’ 원칙을 강조해왔다.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최근까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해 “대화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신중론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어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2등이 아니라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제도로, 발동 시 노조는 즉시 30일간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 반도체 공급망 안정이 국가 경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공권력 투입 가능성까지 열어두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경쟁사들도 삼성전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와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들은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갈등과 공급망 불안 가능성을 잇따라 보도하며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의 물량 이동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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