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나금융, 업비트 1조 지분 인수…스테이블코인 동맹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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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중앙포토

하나금융그룹과 두나무가 1조원 규모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해 4대 주주에 올랐다. 양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에 공동 나서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산업 간 결합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거래로 하나은행은 두나무 지분 6.55%를 확보했다. 최대주주는 송치형 회장(25.51%)이며 하나은행은 김형년 부회장(13.10%)·우리기술투자(7.20%)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섰다.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약 15조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번 지분투자는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주 회장은 2023년부터 암호화폐와 비금융 분야 투자 확대를 공개적으로 강조해왔다. 그룹 내부에서는 기존 은행 중심 사업모델만으로는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기와체인’을 기반으로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사용·환류 체계 조성에도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협약이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 경쟁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사의 협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지난해 말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했고, 올해 2월엔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기반 외화 송금 시스템을 기와체인으로 구현하는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3자 협약을 맺고 기와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구축 사업에도 나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암호화폐 거래소 투자와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은행권에서는 그동안 실명계좌 제휴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번 하나금융 사례를 계기로 직접 지분 투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대형 금융지주를 전략적 파트너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암호화폐 거래소는 제도권 금융과 거리를 둔 채 운영돼왔지만, 은행권 자본과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신뢰도와 규제 대응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향후 업비트와 자사 플랫폼을 연계한 디지털자산 기반 종합자산관리서비스(WM)도 추진할 계획이다. 펀드·연금·신탁 등 기존 금융상품과 디지털자산을 결합해 새로운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증권·거래소 간 연합 구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은행과 암호화폐 업계 간 결합이 확대될 경우 이해 상충과 건전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도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은행과 거래소 간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엄격한 규제와 충분한 준비자산 안정성이 확보된 경우에 한해 보완적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민간 중심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가 활발하지만 제도 정비는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 역시 시장 선점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향후 규제 수준과 법제화 결과에 따라 업계 판도도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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