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식으로 번 돈까지 기부…“A+ 성적 받은 듯” 선생님의 마지막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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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행복해요. 꼭 A+ 성적표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에요.”

사랑의열매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홍은경(63·사진 오른쪽)씨는 14일 기자에게 “숙제를 끝낸 기분”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감사’라는 단어를 여러 번 꺼냈다. 1985년부터 초등학교 교단에 올라 27년 간 학생들을 가르쳤던 그는 최근 사랑의열매에 1억원을 기부하며 아너 소사이어티 3923호 회원이 됐다.

그가 아너 소사이어티를 알게 된 건 2000년대 초반. 언론 보도를 통해 고액기부자들의 이야기를 접한 뒤 꿈이 생겼다. 홍씨는 “워런 버핏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분들을 정말 존경했다”며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언젠가 1억원을 꼭 기부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 뒤로 10년 넘게 차곡차곡 준비했다. 2012년 퇴직 이후 퇴직금, 저축을 정리하며 생긴 여윳돈에 최근 주식 투자로 인한 수익을 더해 목표 금액을 채웠다. 홍씨에게 기부는 선행보다는 세상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그는 “살다 보면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며 “돌려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고, 그래서 기부가 숙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교사를 희망했던 건 아니다. 집안 형편 때문에 진로를 바꿔 교육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교직은 자신을 가장 크게 성장시킨 시간이라고 홍씨는 말했다. 그는 “막상 교사가 되니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이 정말 보람 있었다. 결국 모든 과정이 나를 위한 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교직에 있을 때 그는 ‘나눔 교육’에 관심이 많아 학부모에게 자주 얘기했다고 한다. 홍씨는 “아이들에게 기부와 봉사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부모님의 모습”이라며 “아이들은 결국 어른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고 했다.

홍씨는 교권 침해 등에 위협받는 요즘 교사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후배 교사들에게 “너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처음 교사의 길을 선택했을 때 품었던 마음과 소명 의식을 믿고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모가) 선생님을 믿어야 아이가 잘 자란다. 서로 믿는 마음이 결국 아이를 키우는 힘”이라며 교사에 대한 신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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