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말이 곧 글로 변환되는 AI시대, 독서를 대체하는 ‘듣기’의 부상[BOOK]

본문

bt3afae94dd2667fb2f0423eb84751c9e3.jpg

읽기 위기

읽기의 위기
크리스토프 엥게만 지음
김인건 옮김
헤이북스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독일어 원제의 ‘Zukunft’를 ‘미래’가 아닌 ‘위기’로 바꿨겠지만 큰 차이는 없지 않을까. 그만큼 독서 혹은 읽기의 위기 주장과 논거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덜 읽나. 웹 문서,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 디지털 텍스트 소비량을 감안하면 결코 덜 읽지 않는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진단보다 중요한 게 해법일 텐데 "디지털 뇌사, 주의력 결핍이라는 암, 미디어 치매"를 아무리 경고해 본들 진지한 독서 부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다.

 저자 역시 뾰족한 해법은 없다. 다만 진지한 독서가 라틴어처럼 귀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 배경으로 AI 덕분에 본격화된 자동음성인식(ASR·Automatic Speech Recognition) 기술을 꼽은 게 기존 위기론과의 차별점이다.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분량의 말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ASR은 말에 주소를 부여한다. 검색을 통해 재발견, 인용될 수 있는 것이다. 말이 곧 글이니 사람들은 종이책을 읽지 않는다. 독서라는 수고로운 노동은 유튜버나 팟캐스터에게 위임된다. 독자 대신 먼저 읽은 이들이 전하는 책 이야기를 사람들이 듣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경각심이 생기는 섬뜩한 진단이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5,83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