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스토킹 피해자가 된 기자....직접 겪고 전하는 참담한 사법 현실[BOOK]
-
2회 연결
본문

책표지
탁월한 피해자
곽아람 지음
생각의힘
수감 중인 스토킹 가해자로부터 출소 후 보복 위협을 받고 있는 피해자를 제도적으로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로 여겨진다. 그런데 과연 우리 사회와 국가가 그런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심히 의심스럽다. 스토킹 피해자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는 기자가 직접 쓴 『탁월한 피해자』는 피해자의 안전 보호에 취약하기 짝이 없는 우리의 민낯을 통렬하게 드러낸 고발서다.
가해자는 지은이가 쓴 기사와 회사 업무로 진행한 팟캐스트 등을 통해 지은이를 알게 되어 스토킹 범행 타깃으로 삼았다. 피해자인 이 책의 지은이는 2021년부터 지금까지 일곱 차례나 고소를 진행했고 수사와 재판, 판결 선고의 과정을 거치면서 반복적으로 자신의 피해를 스스로 입증해야만 했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지은이가 겪어야 했던 참담한 현실을 낱낱이 기록한 백서다.
가해자는 수감 중에도 편지로 줄기차게 피해자에게 추가 범행을 저질렀고 목숨의 위협을 느낀 피해자의 고소가 잇달았다. 처음엔 지은이에게 호의적이었던 회사는 도중에 소송 관련 지원을 끊었다. 경찰과 검찰, 법원은 ‘피해자는 사건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여러 가지 요구를 묵살하면서도 피해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피해를 입증하라고 했다. 피고인 방어권을 이유로 스토킹 가해자는 오히려 보호했다.
지은이는 상대적으로 ‘탁월한’ 지위를 가진 자신도 피해자로서 이렇게 힘든데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를 생각하면서 이 책을 연대 차원에서 쓰게 됐다고 했다. 지은이는 자신의 입장에 공감하고 연대의식을 가진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JTBC와 또 다른 방송사에 스토킹 사건 전말을 털어놓았고 이 사건은 ‘사건반장’과 방송뉴스에 보도됐다.
재판부와 검찰에 참고서류로 제출한 이 책의 내용을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법정공방에는 쌍방이 있는 터라 결국 판단은 사법당국과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 다만 스토킹 피해 당사자들이 겪고 있는 억울한 현실이 이 책을 계기로 전향적으로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