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8000 축포 하루도 못 갔다…외국인 투매에 6%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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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포인트를 돌파했다가 7493.18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8000피를 기념하며 흩뿌렸던 색종이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뉴스1
사상 첫 코스피 8000 축포는 오래가지 못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쏟아지며 지수는 다시 7400대로 밀렸고, 원-달러 환율도 한 달여 만에 1500원 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488.23포인트(6.12%) 급락한 7493.18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낙폭은 지난 3월 4일(698.37)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이날 코스피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개장 직후 8046.78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방향을 바꿔 장중 7371.68까지 수직으로 하락했다. 하락세가 가팔라지면 한 달여 만에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했다.
코스피가 8000선 고지에 오르자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거세진 영향이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조6607억원 순매도했다. 기관 매도세(1조7347억원)까지 겹치자 개인이 7조2297억원어치 순매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보름간 26조233억원어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된 곳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가 8.61%, SK하이닉스가 7.66% 급락하며 지수 하방 압력이 커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LG전자(10.83%), LG(7.69%) 등 LG그룹주가 신고가를 찍으며 나 홀로 강세를 보였다.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대감이 집중된 결과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7일 연속 이어진 외국인 투매가 전기·전자 종목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한국 증시 비중이 펀드 내 목표 수준을 넘어서면서 외국인의 자연스러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해 “더는 오래 참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자 미국 지수 선물이 하락 전환하고, 코스피 낙폭도 커졌다. 여기에 총파업을 앞둔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이후 교섭’ 방침을 밝힌 점과 일본의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실제 15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속에 한때 연 2.72%까지 올랐다. 1997년 5월 이후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강 선임연구원은 “빅테크 등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며 시장의 시선이 거시경제로 이동하는 가운데 지정학과 기준금리 등 불안 요인이 부각된다”며 “이번 하락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 상무는 “이달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 비중이 현재(21%)보다 상향될 경우 패시브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며 “다음 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반도체 업황 관련 호재도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날 원화가치도 하락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량 매도와 함께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겹치면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8원 올라(원화값은 하락) 1500.8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달 7일(1504.2원)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았다.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점이 달러 강세를 자극했다. 여기에 영국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며 파운드화 가치의 하락도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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