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단순한 다리 저림인 줄”…70대 못 걷게 만든 ‘공포의 질환’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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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의 한의학적 치료

근골격계 불균형 바로잡는 추나요법
염증 물질 배출해 통증 줄이는 약침
척추 신경세포 보호·재생 돕는 한약
치료법 간 시너지로 몸 회복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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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자생한방병원 정운석 원장이 척추관협착증 환자인 송씨에게 추나요법 치료를 하고 있다. [사진 울산자생한방병원]

은퇴 후 카페를 운영 중인 송모(70)씨는 어느 날 손님이 주문한 커피를 내리고 움직이려는 순간 오른쪽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은 결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10여 년 전 시작된 다리 저림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외과 치료와 물리 치료를 병행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수술만은 피하고 싶었던 송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2024년 9월 울산자생한방병원을 찾았다. 이곳에서 그는 2개월간 한의통합치료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그러면서 조금만 걸어도 찌릿하게 저리던 다리 통증이 점차 호전됐다. 치료와 관리를 꾸준히 받고 난 후 오르내리기 힘들었던 카페 2층 공간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 그는 “예전엔 걷고 싶어도 다리에 힘이 풀려 나도 모르게 주저앉아 쉬었다”며 “지금은 9시간가량 카페 업무를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통증이 크게 완화됐다”고 했다.

50대 이후 급증, 초기 치료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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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의 병원 방문 당시 MRI 사진으로, 요추 4~5번, 요추 5번~꼬리뼈 1번 구간의 척추관이 협착으로 좁아져 있다. [사진 울산자생한방병원]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이다. 이는 우리 몸에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노화로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쪼그려 앉거나 구부정한 자세,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행위 등으로 두꺼워진 인대와 뼈가 원인이다. 송씨 역시 퇴직 전 산업용 밸브 취급 업체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차를 장시간 운전하고 다량의 밸브 박스를 차에 싣고 내리는 일을 자주 했었다.

특히 50세 이후부턴 허리 주변 근육이 약화하고, 척추를 지탱하는 힘이 줄어 척추관협착증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24년 약 185만 명으로, 전체 환자 중 50세 이상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적인 증상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듯이 아프거나 저리며, 쪼그리고 앉아 휴식을 취해야만 다시 걸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송씨의 주치의인 울산자생한방병원 정운석 원장은 “허리 디스크는 통증이 빨리 진행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며 “초기 증상을 간과하고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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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 환자 규모.

송씨는 오른쪽 다리에 나타난 마비와 저림 증상을 신속히 완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정운석 원장은 “송씨가 내원 당시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척추 5번과 꼬리뼈 1번의 척추관이 거의 막혀 있는 심각한 상태였다”며 “척추관 안쪽에서 신경 뒤쪽을 감싸며 지지해 주는 황색인대 역시 두꺼워져 염증 제거를 통한 신경 통로를 확보하는 치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후 정 원장은 긴장한 근육을 이완하는 침 치료와 함께 전기 자극을 추가한 전침(電針) 치료를 시행했다. 아울러 약침을 활용해 중증 척추 질환의 통증을 경감시키는 신경근회복술로 빠른 회복을 도왔다.

신경근회복술은 MRI 검진을 통해 손상 부위의 위치와 손상 정도를 정확히 파악해 고용량의 약침액을 손상 부위에 분사하는 치료법이다. 정 원장은 “약침은 척추 주변과 신경을 자극해 수축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킨다”며 “한약재 천수근의 주성분인 하르파고사이드로 이뤄진 약침액은 염증 물질의 배출을 도와 통증을 빠르게 경감시킨다”고 강조했다.

하르파고사이드의 염증·통증 완화 효과는 국제학술지 ‘세포(Cells)’에 2023년 게재한 연구 논문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연구팀은 척추에 실리콘을 삽입해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쥐를 대상으로 하르파고사이드를 매주 5일씩 4주간 주입해 운동 기능의 회복 효과를 관찰했다. 구체적으로 다리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행동학적 평가인 BBB 검사(0~21점)를 진행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운동 기능이 잘 회복된 상태를 뜻한다. 검사 결과, 하르파고사이드 투여군은 치료 1주 차부터 점수가 꾸준히 높아져 4주 차에는 평균 17점을 기록해 정상군(21점)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됐다. 반면에 척추관협착증 유도군은 줄곧 15점 이하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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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석 원장이 송씨 허리에 약침을 놓고 있다. [사진 울산자생한방병원]

송씨는 추나요법을 받은 것도 치료에 큰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척추·관절을 밀고 당겨 틀어진 근골격계의 균형을 바로잡는 한의 수기요법이다.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진 황색인대 조직을 풀어 압박을 완화하고 틀어진 척추 주변 관절·근육·인대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준다. 추나요법은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받아 2019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1인당 연 20회까지 국가가 최대 50%의 비용을 부담한다.

이와 더불어 송씨는 신바로메틴 성분이 함유된 한약을 복용했다. 척추관협착증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한약인 ‘청파전’이다. 청파전은 척추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신경 재생 촉진을 돕는 천수근을 주재료로 한다. 청파전은 염증 억제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며 뼈와 근육, 인대의 회복을 돕는다.

한의통합치료 받은 95% ‘증상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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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석 원장이 송씨 허리에 침을 놓고 있다. [사진 울산자생한방병원]

척추관협착증의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여러 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그중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 2020년)’에 실린 자생한방병원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환자군의 다리 통증숫자평가척도(0~10점, 낮을수록 통증 개선)가 입원 시점 4.78점에서 퇴원 시점엔 3.33점으로 감소했다. 3년 후 추적 관찰에선 2.51점까지 수치가 떨어졌다.

만족도도 높았다. 연구 대상자의 95.4%가 입원 당시보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응답했으며, 89.4%는 한의통합치료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정 원장은 “시간이 지나 협착이 진행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치료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워지므로 가벼운 통증이라도 반드시 검사·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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