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폭넓은 의약품, 합리적 가격으로 소비자 돕는 게 팩토리 본질”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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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두선 대표약사
서울 메가팩토리약국
약사가 매장 돌아다니며 복약 지도
건기식품·의료기기 등도 상담해줘
약국명 바꿔도 철학 달라지지 않아
“한국형 모델로 해외시장 진출할 것”
정두선 대표약사는 “초고령사회에서는 합리적인 가격과 전문적인 상담이 조화를 이룬 약국 모델에 대한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요즘 국내 약(藥)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다. 넓은 매장과 다양한 제품군, 기존 약국 대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이 모델은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동시에 ‘공공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급기야 국회에서는 ‘팩토리’처럼 공장·창고 같은 의미를 가진 외래어·외국어의 약국 명칭 사용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11일, 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서울 메가팩토리약국 정두선 대표약사를 만났다. 20년 경력의 약사인 그는 현재의 갈등을 “소비자 중심의 헬스케어 서비스로 진화하기 위한 진통”이라며 “창고형 약국의 한국형 모델을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메가팩토리약국은 지난해 6월 경기도 성남시에 이어 올해 2월 서울 금천구에 개국한 국내 창고형 약국 모델의 시초다.
- 창고형 약국 모델을 선보인 계기는.
- “전통적인 약국의 모습은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약사가 약을 결정해 소비자에게 내주며 상담하는 구조다. 어떻게 보면 일방적인 소통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약국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는 경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본인이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제 약국도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약사의 복약 지도와 상담이라는 본질적인 역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종 구매 제품은 소비자가 선택한다는 철학을 갖고 창업하게 됐다.”
- 일반 약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 “의약품 측면에서 보면, 처방전에 의한 전문의약품 조제보다 일반의약품 판매에 역량을 쏟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국내 보건의료 체계가 전문의약품 위주로 재편되면서 약사들이 조제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반의약품 상담·판매 비중이 줄었다. 그사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7조~8조원 규모로 커졌지만, 일반의약품 시장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조~2조원에 머물러 있다. 약사의 전문적인 가이드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일반의약품을 합리적으로 비교·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일각에선 창고형 약국 모델은 약사의 복약 지도가 부실하고,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인식하게 해 오남용을 부추긴다고 우려한다. 자본·유통 중심의 영업 형태가 약국의 공공적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정두선 대표약사는 “현장의 실상을 모르는 오해이자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 복약 지도 부실에 대한 목소리가 있다.
- “오히려 메가팩토리약국은 복약 상담의 질을 높이는 데 최적화된 구조다. 약사가 조제실 안에만 머물지 않고 매장 곳곳을 돌며 제품을 고르는 소비자 곁에서 실시간 상담을 진행한다. 약사는 소비자 눈높이에서 여러 제품의 성분을 비교·분석해 주고, 소비자는 부담 없이 성분 차이나 복용 주의사항을 묻는다. 이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의약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건강용품 등을 한자리에서 통합적으로 상담·지도받을 수 있다는 부분이 큰 장점이다.”
- 의약품 오남용 우려도 큰데.
-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감기약·해열제 사재기 현상이 있었지만, 우려했던 오남용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약국 데이터를 봐도 가족 단위의 상비약 구매가 주를 이룬다. 특히 서울 메가팩토리약국은 매장 내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을 명시하거나 최종 계산 단계에서 약사가 구매 내역을 재검토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해 뒀다. 그런 의미에서 의약품 오남용 방지를 명분으로 특정 약국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은 ‘감정 입법’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의약품 수요는 급증하는 상황에서 약값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통 거품을 걷어내고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의약품을 공급하겠다는 ‘팩토리’의 본질은 명칭을 바꾼다고 변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현실을 외면한 규제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대안이 있나.
- “예를 들어 신분증 확인을 통한 구매·복용 이력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기존의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DUR)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식이 좀 더 근본적인 오남용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관련 법안이나 정책·제도를 개선할 땐 특정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에 편향돼선 안 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공청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사회적 합의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창고형 약국 모델이 확산하면서 의약품 유통 질서를 왜곡하고, 소규모 골목 약국을 위협한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기형적 확장은 경계하되, 각자의 전문성을 살린 상생 모델을 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 약국도 형태에 따라 역할 분담이 가능하다고 보나.
- “병원·주택가 인근에 있는 소규모 약국은 단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처방 조제와 밀착형 건강 관리에 강점이 있다. 반면에 창고형 약국은 다양한 제품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폭넓은 선택권을 누릴 수 있다. 소비 목적에 따라 약국의 역할도 세분화할 수 있으며, 두 모델은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 국민 건강 증진이란 목표 아래 펼치는 선한 경쟁은 결국 서비스의 질을 높여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다. 다만 투기성 외부 자본이 유입돼 기형적으로 운영되는 형태에 대해선 엄격한 규제가 뒤따라야 한다.”
- 메가팩토리약국의 지향점은 뭔가.
- “폭넓은 제품군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자신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돕는 ‘토털 헬스케어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 가족, 나아가 반려동물에 이르기까지 건강에 필요한 제품을 두루 비교하고, 전문가의 심층 상담을 통해 맞춤형 건강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향후 5년 내 전국적으로 메가팩토리약국 모델을 선보이고, 나아가 ‘K-파머시(K-Pharmacy)’ 시스템을 정립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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