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중증의료 역량 강화” 고려대 안암병원 1200억원 들여 체질 바꾼다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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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진료 환경 조성
중환자실 늘리고 수술 기능 고도화
응급·수술·집중치료 하나로 연결
인터뷰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
고려대 안암병원은 1200억원을 들여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확대해 중증의료 역량을 고도화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병원의 경쟁력은 더는 ‘크기’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동안 국내 병원계는 규모를 키우는 것이 성장의 공식처럼 여겨졌다. 병상 수가 병원의 위상과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였고, 이른바 ‘빅5’ 경쟁의 기준이기도 했다. 하지만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지금 상급종합병원에 요구되는 역할은 달라지고 있다. 중증 환자를 얼마나 빠르고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경쟁력이 된다. 이런 배경에서 고려대 안암병원의 행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1200억원을 투입해 미래형 진료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급성기·중증 질환 중심의 필수의료 진료 역량을 고도화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안암병원은 오는 19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약 36개월에 걸쳐 본관 1·2병동 리모델링과 수술부 확장 공사를 추진한다. 총 사업 규모는 리모델링 3402평, 증축 2077평이다.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병원 운영의 중심축을 중증의료로 재편하는 작업”이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사업에 선도적으로 참여해온 안암병원의 중증의료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중환자 치료 기반’과 ‘고난도 수술 기능’ 강화다. 응급 대응부터 검사·진단, 수술, 중환자 치료, 회복까지 이어지는 중증 환자 중심 진료체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중증 환자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와 지연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먼저 병동의 기능이 달라진다. 본관 병동 리모델링을 통해 중환자실 32병상과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14병상, 응급병상 5병상이 추가로 확보된다. 감염 대응을 위한 격리병상 19개도 새롭게 마련된다. 이에 따라 중환자실은 총 135병상 규모로 늘어나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22병상, 격리병상 34병상, 응급병상은 35병상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와 함께 뇌졸중집중치료실과 무균병동, 정신건강의학과 병동도 새 단장을 거친다.
한 원장은 “특히 중환자실은 전실 1인실로 운영해 환자 상태를 더 정밀하게 관리하면서 감염 대응 역량을 높일 것”이라며 “의료진 동선과 장비 배치도 최적화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료 환경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술 기능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수술실은 증축을 통해 기존 25실에서 8실 늘어난 33실로 확대된다. 또 병원에는 첨단 영상장비를 갖춘 ‘하이브리드 수술실’이 마련된다. 이곳에선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한 원장은 “심뇌혈관 질환이나 중증 외상 환자처럼 빠른 판단과 복합 처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수술실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암병원은 로봇 수술 분야에서도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2007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 다빈치 수술 시스템을 도입했고, 2024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최신형 다빈치5를 가동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고난도 수술 경험을 축적하며 중증 질환 치료 역량을 강화해 왔다. 한 원장은 “로봇 수술 같은 첨단기술은 환자 안전과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며 “앞으로도 끊김 없이 이어지는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최종 치료기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고령화로 늘어날 중증 질환 치료 핵심은 속도와 안전”

한승범 고려대 안암병원장
중증 환자 치료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치료가 얼마나 늦어지느냐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달라진다. 한승범(사진)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규모보다 중요한 병원의 경쟁력은 치료 속도와 구조”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 “고령화가 심해지면 암과 심뇌혈관 질환 같은 중증 질환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의료체계는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증 환자는 치료 시점이 늦어질수록 예후가 나빠지기 때문에 빠른 수술과 집중치료가 필요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중증 환자 치료를 더욱 신속하게 연계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 “상급종합병원은 중증·고난도 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병상과 수술실, 중환자 치료 자원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계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의료자원을 중증 환자 중심으로 재배치하고, 응급·수술·집중치료가 함께 묶이는 구조로 의료체계가 재편돼야 한다.”
- 구조 전환 이후 환자가 체감할 변화는.
- “치료 속도와 안전성이다. 입원 병상이 늘지 않아도 치료 서비스가 강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실 확대와 중환자 치료 환경 개선으로 수술 대기 시간을 줄이고 응급·중증 환자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스마트병동 시스템까지 구축되면 환자 안전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면서 보다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 안암병원이 지향하는 모습은 뭔가.
- “고난도 수술과 중환자 치료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최종 치료기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피지컬 AI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을 결합해 어떤 위중한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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