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고관절 수술 기준 바꾼 로봇, 데이터 기반해 정확도 높여” [Health&]

본문

인터뷰 문남훈 의무원장
부산힘찬병원 정형외과

수술 전 3차원 분석해 위치 설정
로봇팔로 계획된 범위 정확히 절삭
골다공증 골절·재수술 환자에 유리

btb26be85b8b2ab375257b74ea1790acfc.jpg

문남훈 의무원장은 “3D CT와 정밀 제어 기능(햅틱)을 통해 다리 길이 차이와 탈구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하 객원기자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오랫동안 경험의 영역이었다. 환자의 체형, 뼈 변형, 수술 중 미세한 자세 변화까지 수많은 변수를 감각으로 읽어내는 게 숙련된 외과 의사의 역할이었다. 최근 이런 환경에 로봇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힘찬병원 문남훈(정형외과) 의무원장은 “손의 감각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차를 줄이고 결과를 보다 안정적으로 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무원장을 만나 로봇 보조 고관절 치환술이 가져온 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들었다.

고관절 치환술이 증가하는 배경은.
“수술은 크게 두 가지 경우에 시행한다. 하나는 골절처럼 외상으로 고관절이 손상된 경우고 다른 하나는 질환 때문에 관절 기능이 망가진 경우다. 대표 질환으로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가 있다. 음주 문화와 스테로이드 과사용 등이 원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고관절 치환술이 빠르게 늘어나는 큰 이유는 고관절 골절 환자 증가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은 골다공증이 심하게 진행된 70대 후반~80대 환자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관절 골절에 따른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100세가 넘는 초고령 환자도 수술받는 시대다. 부산처럼 고령화가 빠른 지역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뚜렷하다.”
수술이 까다로운 편인가.
“변수가 많다. 고관절은 몸 깊숙이 위치하고, 움직이는 범위가 넓다. 환자마다 해부학적 구조도 다르다. 이를 고려해 골반 쪽에 들어가는 비구컵은 너무 기울지도, 돌아가지 않도록 앞뒤·위아래 각도와 방향을 다 봐야 한다. 환자가 정확히 누워 있지 않거나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오차가 생기기 쉽다. 수술 중에 미세하게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오차 때문에 임플란트 위치가 1~2도만 어긋나도 다리 길이 차이나 탈구 위험이 커진다. 특히 고령의 고관절 골절 환자에서는 정확한 수술 자체가 생존과 연결된다. 고령 환자는 오래 누워 있을 경우 폐렴이나 혈전, 색전증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걷게 해야 한다.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을 삽입해 조기 재활을 돕는 것이 환자의 회복과 생존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로봇 수술이 바꾼 수술 과정은.
“수술 전 CT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의 해부학 구조를 3차원으로 분석하고, 임플란트 위치와 각도를 미리 설정한다. 수술 중에는 컵이 어느 깊이와 각도로 들어가는지 실시간 확인하면서 충돌 가능성과 움직임의 범위를 파악하고, 필요하면 수정한다. 설정한 수술 안전 범위를 벗어나면 알람이 뜨고, 로봇 팔이 계획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는 햅틱 기능도 적용된다.”
어떤 환자에게 로봇이 특히 유리한가.
“변형이 심한 환자, 다리 길이 차이가 큰 경우, 재수술 환자다. 최근 기억에 남는 환자 중에는 비구이형성증 환자들이 있다. 비구이형성증은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하는 골반 쪽 뼈가 충분하지 않거나 구조가 정상과 다른 경우가 많아서 수술 난도가 높다. 자칫 비구컵 기울기가 과도하게 틀어지거나 다리 길이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재수술 환자는 기존 수술로 인해 뼈가 녹아 있거나 해부학적 구조가 왜곡된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기준만으로는 정확한 삽입이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중 임플란트 위치와 각도, 삽입 깊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조정하도록 돕는다.”
고관절 수술의 발전 방향은.
“데이터 기반 수술로 계속 진화할 것이다. 수술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분야에서는 마코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빠르게 보편화하면서 많은 정형외과 의사가 로봇 수술의 정확도에 신뢰를 갖게 됐다. 이런 신뢰가 고관절 수술로 확장되고 있다. 무릎 분야에서는 로봇 수술 결과가 경험 많은 의료진의 수술 결과와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관절에서도 로봇 수술이 보편화하면 수술 결과는 점점 표준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 원장은 2017년 미국에서 처음 마코 로봇 시스템을 접했을 당시만 해도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후 무릎 인공관절 분야에서 로봇이 다리축 재현과 절삭 정확도에 안정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과정을 목격하며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이 정도 정확도면 고관절 수술에서도 기존에 느꼈던 한계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수술 경험이 많은 외과 의사일수록 로봇의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무원장은 “지방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유명한 의사를 찾아 서울로 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앞으로는 특정 명의를 찾아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보다 일정한 수준의 수술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료 환경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4,57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