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란 “나무호 피격 우리도 의문…‘가짜 깃발 작전’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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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시간)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면담해다. 사진 이란 외무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화물선 ‘HMM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이란 정부가 자신들도 공격 주체에 대해 의문을 갖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앞서 양국 외무장관 간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선박 피격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이란 측이 하루 만에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있었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조현 한국 외교부 장관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한국과는 항행 안전 문제와 관련해 항상 긴밀히 협력해 온 좋은 양자 관계”라며 “나무호 사건의 경우 역내 어떤 행위자가 일을 저질렀는지 우리 역시 초기부터 의문을 갖고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바가이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제3의 세력이 의도를 가지고 조작한 위장 전술인 ‘가짜 깃발 작전(False Flag Operation)’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HMM 나무호 선체 하단에서 확인된 폭 5m·깊이 7m 크기의 파공이 발견됐다. 사진 외교부
그는 “역내 일부 세력이 지역 불안정을 고조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서슴지 않는다”며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가짜 깃발 작전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공격이나 테러를 감행한 주체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교묘하게 적대국이나 제3자의 소행처럼 꾸며 전쟁의 명분을 조작하거나 상대를 고립시키는 위장 전술을 말한다.
이란 측은 특정 국가를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통상 가짜 깃발 작전의 주체로 이스라엘을 지목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배후로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전날 있었던 한·이란 외무장관 통화 당시 이란 외무부가 공식 텔레그램을 통해 밝힌 입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란 외무부는 전날 통화 직후 “중동 지역의 불안정과 세계적 후과의 책임이 모두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 탓”이라며 화살을 돌린 바 있다.
다만 당시 텔레그램 발표에서는 한국 정부의 핵심 요구 사안이었던 HMM 나무호 피격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아 책임 회피성 태도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장관급 소통을 통해 우리 선박의 안전과 명확한 사건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조 장관은 통화에서 HMM 나무호 피격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정밀 추가 조사 상황을 설명하고 이란 측의 신속하고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세한 대화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나무호 피격 외에도 선박 통항 등 다양한 안보 이슈가 논의됐으며, 이란 당국자로부터 직접 중동 내 협상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소통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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