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구청 간 갈등에…수인분당선 증설, 기본설계 예산 받고도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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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분당선 왕십리행 열차가 철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 코레일]
지난 15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후보가 ‘수인분당선 단선 신설, (서울)시장 후보들은 찬성으로 응답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이었다. 수인분당선을 오가는 열차의 철로 증설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최동민 더불어민주당 동대문구청장 후보도 수인분당선 단선 신설을 교통 분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이다.
동대문구 “선로 증설 시급”…성동구 “지하화 필요”
수인분당선 현황과 단선 신설 추진안. 그래픽=차준홍 기자
수인분당선은 서울에서 인천시·경기도를 연결하는 광역철도 노선이다. 인천에서 출발한 열차는 경기도 안산시·수원시·용인시·성남시를 거쳐 서울시 강남구·성동구·동대문구로 이어진다.
총연장 106.9㎞ 중 논란이 된 건 0.98㎞에 불과한 청량리역↔왕십리역 구간이다. 해당 구간에 수인분당선이 다닌 지 7년 6개월이 지났지만, 하루 5회(주말)~9회(평일)만 운행한다(편도 기준). 간발의 차이로 열차 한 대를 놓쳤다간 최고 2시간까지 기다려야 다음 열차가 온다.
해당 구간 열차가 이리 운행하는 이유는 철길이 포화상태라서다. 경의중앙선·경춘선·KTX(강릉선)·ITX 열차는 물론 화물열차까지 수인분당선과 같은 철길을 공유한다.

서울 청량리역과 왕십리역을 오가는 수인분당선은 하루 5~9회만 열차를 운행한다. [연합뉴스]
때문에 동대문구는 수인분당선 열차만 전용으로 운행할 수 있는 단선(單線) 선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사전타당성 조사는 2024년 끝났고, 지난해엔 동대문구 용역 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연말엔 국회서 수인분당선 기본계획 설계 예산까지 통과했다.
설계 용역 집행 준비가 끝난 상황에서 실제 기본설계 용역 진행이 멈춘 상황에 대해 최인한 동대문구 자치행정과장은 “도시계획 변경 등 관련 절차에 성동구가 미온적으로 일관해 동대문구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구청은 사업 추진에 앞서 재산권과 생활 환경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해당 구간 수인분당선 선로 증설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해당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물 철거 등 성동구 주민의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고, 주차난·소음·분진·진동 등 생활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에, 선로 지하화를 국가철도공단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주민 “성동구 주장은 사업 추진하지 말란 의미”
지난 15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에서 이필형 국민의힘 동대문구청장 후보가 수인분당선 단선 신설을 요구하는 모습. 문희철 기자
선로 지하화를 선호하는 성동구 입장에 동대문구 주민들은 불만을 터트린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김미현 수인분당선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선로를 지하화하면 비용이 4~5배 증가해 사업성 부족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불가능하다”며 “지하화를 주장하는 건 사업 추진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인근 지방자치단체(지자체)도 동조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는 동대문구와 수인분당선 단선 신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민이 경춘선을 타면 청량리역까지 곧장 올 수 있는데, 여기서 수인분당선을 이용할 수 있다면 강남권으로 곧장 진입할 수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걷는 최동민 동대문구청장 후보. 최 후보는 수인분당선 단선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뉴스1]
김 위원장은 “서울 성북구·강북구 주민은 물론이고, 경춘선을 이용하는 경기도 남양주시·구리시 주민, 강원도·충청도 일부 지역에서 철도로 청량리역을 찍고 서울아산병원·강남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 등 강남권 병원을 이용하는 국민까지 수인분당선 단선 신설을 찬성한다”며 “500억원 미만의 예산으로 전 국민에게 편익을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3선 성동구청장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 캠프 관계자는 “선거캠프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구정 질의는 성동구청에 문의하라”는 입장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선거 선거 캠프 관계자는 “청량리발 수인분당선 철로 확충은 동대문구민의 편의성뿐만이 아니라, 수도권 동북부 철도망 차원에서도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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