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0년 만에 창극으로 꺼낸 효명세자의 삶…국립창극단 신작 ‘효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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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같은 궁중무용을 창극을 통해 해독하고 관객과 소통하려 했다.”
19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출연자들이 국립창극단 신작 ‘효명’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효명’의 고뇌하는 내면을 현대 무용으로 표현하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신작 ‘효명’을 선보이는 국립창극단의 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은 19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궁중무용을 대한민국 대표 콘텐트로 보여주기 위해 전통예술 중에는 활성화한 장르인 창극에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작품 제작 배경을 말했다.
다음 달 23~2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효명’은 조선 제23대 왕 순조의 아들인 효명세자(1809~1830)의 삶을 다뤘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배우 박보검이 연기해 대중에 알려진 효명세자는 조선 후기 궁중무용인 ‘정재’를 집대성한 인물이다. 세도 정치가 만연한 당시 ‘예악정치(禮樂政治)’를 통해 조선의 변혁을 도모한 개혁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유은선은 “효명세자가 모친인 순원왕후의 40세 탄신 축하를 위해 만든 궁중무용 ‘춘앵전’이 1828년 6월 1일 공연됐다”라며 “약 200년이 지난 올해 6월에 다시 효명세자의 예술과 삶을 올려놓는다”라고 했다.
19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신작 ‘효명’ 라운드 인터뷰에서 ‘효명’역을 맡은 김수인(왼쪽)과 ‘묘묘’역의 김우정이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예술가 ‘효명’의 삶을 반영하기 위해 이 작품은 안무에 큰 비중을 뒀다. 궁중 무용을 현대 관객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시각화하는 작업은 김재덕이 맡았다. 현대무용 단체 ‘모던 테이블’을 이끄는 김재덕은 서울시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일무’의 안무가로 참여해 종묘제례악을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이 작품으로 뉴욕 베시 어워드에서 최고 안무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재덕은 “이 작품을 공부하면서 효명이 조선 궁중무용의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느꼈다”라며 “한국 무용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동시대적으로 재밌게 해석하면서 효명의 내면을 보여주려 했다.
이날 공개된 시연 장면에선 효명의 내적 감정을 동시대적 성격이 짙은 춤사위로 구현해냈다. ‘효명’ 역을 맡은 이광복은 ”이 작품에서는 기존 창극에서 많이 보지 못했던 현대적인 춤과 춘앵전·검기무 등 궁중 정재를 결합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려 한다“며 “이렇게 현란한 춤을 추게 될 줄은 몰랐다”라고 웃으며 토로하기도 했다.
소리꾼이자 작창가인 유태평양이 19일 오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신작 ‘효명’ 연습실 공개 및 라운드 인터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조선 시대 후기 혼돈 속 왕실의 한가운데에서 고뇌하는 청년의 모습도 담았다. 지난 2016년 입단 후 올해 초 퇴단하기 전까지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로 활동한 유태평양은 ‘효명’에서 작창을 맡았다. 그는 “작창가로서는 이 작품이 처음”이라며 “불안한 시대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표현하려 했다”라고 전했다.
극단 라마플레이 대표 임지민이 이 작품을 연출했다. 주역 ‘효명’은 이광복과 함께 김수인이 더블 캐스팅됐다. 김수인은 “예전에 효명세자가 만들었던 궁중음악을 배우면서 ‘즐겁지만 넘치지 않아야 하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아야 한다’라고 배웠다”라며 “‘효명’을 이와 같은 인물로 표현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역사 속에는 없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극중 이야기의 또다른 축인 ‘묘묘’는 이소연·김우정이 연기한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과 함께 국립무용단 청년단원, ‘모던 테이블’ 소속 무용수 등 모두 66명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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