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덜컥 종전할라…“협상” 트럼프에 화내며 “공습” 외친 네타냐후
-
3회 연결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회담을 가진 뒤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전쟁을 끝내는 방식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외교적 합의를 이야기한 트럼프에 네타냐후가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을 재개해 이란 정권의 핵·미사일 역량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20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전날 밤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 양국으로부터 ‘협상 의향서’ 서명을 받으려 한다고 전했다. 의향서는 전쟁을 일단 끝내고 30일간 협상을 벌이는 것이 골자다. 이 기간 이란 핵 프로그램 및 호르무즈해협 개방 등의 현안을 논의한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만든 초안에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집트 등의 의견을 더해 만든 방안이다.
네타냐후는 이란이 어떤 합의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트럼프도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 하게 하는 합의를 계속 추진하겠다”며 네타냐후와 맞섰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네타냐후와) 통화가 잘 진행됐다”며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설전은 장기화한 이란 전쟁의 해법으로 협상과 공격이 동시에 떠오르는 가운데 벌어졌다. WSJ는 “트럼프는 국내에서 인기가 없고 경제적 비용이 큰 분쟁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며 “반면 이스라엘은 휴전 전에 중단했던 폭격 작전을 재개해 자국에 실존적 위협인 이란 정권을 더 심각하게 약화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종전 분위기에 다급해진 네타냐후
지난 18일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 이란의 드론이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을 파괴하는 반이스라엘 선전 벽화가 그려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타냐후로선 파키스탄과 사우디·카타르 등이 내세우는 협상을 통한 종전에 트럼프의 마음이 쏠리자 위기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 활동을 폐기하고 역내 국가를 향한 공격을 자제한다는 약속을 지킬 리 없다고 의심해왔다. 네타냐후는 지난 17일 통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런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비비(네타냐후)가 (트럼프와) 19일 통화 후 몹시 격앙된 상태였다”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미국 의원들에게 네타냐후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대(對) 이란 공격 재개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협상 뜻 보이지만…입장 안 굽히는 이란
이란 테헤란 엔켈라브(혁명) 광장에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하는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에게 한 소년이 이란 국기를 전해주는 모습이 담긴 대형 광고판이 걸려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로 트럼프는 외교적 합의에 관심이 크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이어진다면 공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란 측 협상안 답변이) 100% 완전히 좋은 답이어야 한다”며 “이란이 더 유연성을 보이지 않으면 추가 공습에 직면할 것이다. (내 결정이) 딱 경계선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는 미국이 에너지·기반시설을 타격하고 이스라엘이 이란 수뇌부를 암살하는 공격 방안을 보고 받고 고심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란도 중재국 파키스탄 인사를 자국에 불러들이며 미국과 협상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타스님통신 등 이란 매체들은 “파키스탄 실세인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이 21일 테헤란에 도착한다”며 “테헤란과 워싱턴 간 대화와 협의를 계속하기 위한 중재(역할)”이라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20일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이 미국과 이란의 메시지 교환을 위해 테헤란에 와 있다고 밝히며 “미국 측 관점(제안 내용)을 전달받았으며, 현재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을 끝내는 선결 과제로 이란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미국 측의 해상 봉쇄 중단 등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란 “호르무즈 통제해역 선포” 美 “이란 배 올라타 저지”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20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에서 미 해병대가 이란 국적 유조선에 승선해 수색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공개했다. CENTCOM X 캡처
양국은 이날도 호르무즈해협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항 관리를 명분으로 설립한 페르시아만 해협청(PGSA)이 호르무즈해협 일대에 ‘통제 해역’을 설정한다며 X(옛 트위터)에 관련 지도를 올렸다. 동쪽 경계선은 이란 쿠흐 모바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남부를 잇는 선, 서쪽 경계는 이란 게슘섬과 UAE 움알쿠와인을 잇는 선이다.
이란이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20일(현지시간) 자신들이 설정한 호르무즈해협 통제구역을 X(옛 트위터)에 공개했다. PGSA X 캡처
반면 미군은 이란 국적 유조선에 직접 올라타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저지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X에 “오늘 이른 시간 오만만에서 제31해병원정대 소속 해병대가 이란 국기를 단 상업 유조선 ‘셀레스티얼 시’호에 승선했다”며 “이 배는 이란 항구에 대한 미국의 봉쇄를 위반하려 한 것으로 의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은 승조원들을 수색하고 항로를 바꾸도록 지시한 뒤 배를 풀어줬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대응해 해협 바깥인 오만만 일대에서 항로를 역봉쇄 하고 있다. CENTCOM은 셀레스티얼 시처럼 5척의 배에 직접 승선하는 등 봉쇄 활동을 벌여 총 91척의 선박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