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일본인 거포 무라카미, MLB 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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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일본인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 올 시즌 홈런 17개를 때려 아메리칸리그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오타니 쇼헤이가 보유한 동양인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55개 기록도 넘어설 기세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인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6·시카고 화이트삭스·사진)가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뒤흔들고 있다. 21일(한국시간) 기준 무라카미는 시즌 17호 홈런으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16개)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AL) 홈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산술적으로 56홈런 페이스다. 지난해 오타니 쇼헤이가 세운 동양인 메이저리거 최다 홈런 기록(55개)을 넘어설 기세다. 무라카미는 4월 5경기 연속 홈런에 이어 지난 17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폭발력을 과시하고 있다. AL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돋보이는 모습이다.
무라카미는 키 1m88㎝, 체중 97㎏의 탄탄한 체격이다. 오타니(1m92㎝, 103㎏)나 저지(2m, 128㎏) 같은 거인은 아니지만 MLB 평균을 웃돈다. 몸통과 목, 하체가 두껍고 고교 시절 데드리프트 200㎏, 벤치프레스 110㎏을 들어 올린 장사다.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 입단 2년 차인 2019년 36홈런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센트럴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2021년엔 39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고, 2022년에는 56개를 몰아쳐 1964년 오 사다하루(왕정치·55개)를 넘어 일본인 타자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썼다. 이승엽이 2003년 기록한 동양인 최다 홈런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5연타석 홈런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팔꿈치 관절경 수술 여파로 56경기에 그쳤으면서도 22홈런을 날렸다.
무라카미 무네타카. [AP=연합뉴스]
미국 진출 당시 그의 가치는 기대 이하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맺은 계약은 2년 총액 3400만 달러(약 514억원)에 불과했다. 일본 리그 통산 타율은 0.270. 손목을 거의 쓰지 않아 배트 중심에 잘 맞히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체중을 타구에 온전히 실을 수 있는 큰 스윙을 하지만 강속구와 변화구에는 약했다. 삼진율은 매년 30%를 넘었다. 디애슬레틱은 “시속 150㎞ 이상 빠른 공에 대한 콘택트 비율은 2022년 이후 63%에 그쳤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무라카미가 미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스윙을 줄여야 한다고 봤다. 먼저 성공한 일본인 선배들이 거친 길이었기 때문이다. 스즈키 이치로는 오른 다리를 크게 들었다가 치는 특유의 ‘시계추 타법’을 버리고 교타자로 변신했다. 천하의 오타니조차 미국 진출 후에는 다리를 높게 올리지 않고 앞발을 지면에 가볍게 튕기는 ‘토탭(toe-tap)’ 방식을 택했다.
무라카미는 정공법을 택했다. 배트 스피드는 MLB 전체 23위권으로 정상급이며, 강하게 띄워 보내는 스윙 궤적도 그대로다. 현재 삼진 68개로 리그 6위(32.9%), 타율은 0.244에 불과하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대 야구에서 가장 중시하는 ‘OPS(출루율+장타율)형 타자’이기 때문이다.
호쾌한 스윙을 하면서도 나쁜 공에는 배트가 쉽게 나가지 않는다. 리그 5위에 해당하는 39볼넷으로 타율 대비 월등히 높은 출루율(0.382·전체 12위)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장타율 0.557을 더하면 OPS 0.934라는 압도적인 수치가 나온다.
파워는 세부 지표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타구 평균 속도는 시속 153㎞로 MLB 전체 4위. 전체 안타(42개) 중 40%가 넘는 17개를 홈런으로 연결하는 괴력이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의 이점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타력과 높은 볼넷 비율의 조합은 현재 내셔널리그 홈런 1위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20개)와도 비슷하다. 무라카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에 새로운 거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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