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방선거 강타한 ‘스타벅스 논란’…與 “석고대죄” 野 “집단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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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등 광주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스타벅스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6·3 지방선거를 강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스타벅스 불매 운동에 앞장서자 국민의힘이 “집단 광기와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며 지방선거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여권은 스타벅스 불매에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광주를 중심으로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 운동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질 것”이라며 “(스타벅스의 오너인) 정용진 회장은 다시 한 번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자신이 발의한 ‘5·18 왜곡 처벌법’ 개정안을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 즉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음료를 담는 텀블러 판매를 독려하려 ‘탱크 데이’ 마케팅을 벌였다. 하지만 하필 5·18 당일 계엄군을 연상시키는 탱크를 소재로 마케팅을 한 데 대해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그러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논란 발생 당일 스타벅스 대표를 전격 경질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여권은 정 회장과 스타벅스의 이 같은 조치가 국민적 분노를 잠재우기 부족하고, 용서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등 개별 후보에 이어 민주당 지도부까서 나서 이처럼 강경 대응을 하는 이유는 ‘내란 심판’ 키워드와 스타벅스 논란이 겹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막판 보수 결집으로 지방선거 판세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내란 세력 척결” 구호를 외치는 민주당 입장에선 5·18 폄훼 논란이 커지면 커질수록 과거 보수 진영의 역사적 과오를 부각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22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심판의 성격”이라며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보면 5·18 폄훼 등 반역사적 가치관을 공공연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번 스타벅스 논란을 “단순한 해프닝이나 실수가 아닌 5·18을 폄훼하려는 구조적 문제”라고도 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에선 스타벅스와 신세계의 사업 문제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이날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스타벅스코리아와의 계약 해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민형배 후보에게도 “신세계 복합쇼핑몰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수행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선거 전략을 짜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선 이 대통령과 정부가 스타벅스를 직격하고 있는 것도 정치적 부담을 덜게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논란 당일인 18일 X(옛 트위터)에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쓴 데 이어 지난 21일엔 서울 익선동 카페에서 커피를 사며 “거기 커피 아니죠?”라고 반문하며 우회적으로 스타벅스를 겨냥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행정안전부와 국가보훈부, 광주시 등은 21일 공개적으로 스타벅스 불매·비판에 동참했고, 22일에는 법무부가 대검찰청에 스타벅스 상품 구매 내역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스타벅스를 향햔 여권의 총공세에 보수 야권은 “거대한 국가 권력이 민간 기업의 마케팅 실수를 빌미로 무자비한 집단 린치를 가하는 국가 주도의 인민재판”(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용진 회장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는데도 여권이 이슈를 의도적으로 키우고 정권 차원에서 기업의 매출 감소를 유도하는 건 사실상의 공권력 남용에 가깝다는 게 국민의힘 측 논리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2일 선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스타벅스에 대해 그렇게 분노하려면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자신의 추악한 범죄를 감추기 위해 5·18을 갖다 대며 모독한 데 대해서도 강력한 분노를 표해야 한다”고 했다. 1995년 폭행 전과가 “5·18에 대한 견해 차로 벌어진 일”이라는 정 후보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주장을 다시 편 것이다. 장 대표는 “지금 스타벅스에 표한 분노에 비춰본다면, 정 후보는 사퇴시키는 게 균형잡힌 모습”이라고도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행정기관이 특정 민간 기업을 겨냥해 개입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스레드에 “(정 회장이)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라”는 정청래 대표 관련 기사를 올리며 “정청래 대표부터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라)”고 썼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스타벅스 비판을 “과잉”으로 규정하고 “신세계는 사장을 잘랐다. 민주당은 후보를 자를 수 있나”라고 적었다.
국가보훈부 장관 시절인 2023년 8월 스타벅스와 보훈부의 ‘국가유공자 후손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던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는 22일 “정 대표가 불매 운동 불씨를 뿌리고 행정안전부가 기름을 끼얹고 이재명 대통령은 옆에서 부채질을 하고 있는 이 광경, 과연 정상이냐”라며 “상식의 선을 넘어 선거판을 뒤흔들려는 위험한 전체주의적 광기”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권오을 현 보훈부 장관은 전날 X에 “스타벅스에 깊은 유감과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보훈부는 최근 2∼3년간 자체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등을 활용한 사례를 전수 조사한 뒤 당분간 사용 금지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2일 민주당 이장섭 충북 청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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