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노조, 합의안 찬반 투표 시작…이번엔 투표권 두고 파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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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에 돌입했지만 시작부터 거센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보상 격차에 반발한 완제품(DX) 부문 직원들이 ‘부결 운동’에 나선 데다, 제3노조 투표권 배제 논란까지 불거지며 노·노(勞·勞)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주주단체까지 잠정합의안을 “위법 소지”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투표 기간 내내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삼성전자 노조는 오후 2시 12분부터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당초 오후 2시 시작 예정이었지만 전날 노조 홈페이지 서버 과부하로 공지 게재가 지연되면서 시작 시점도 다소 늦춰졌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재적 조합원 과반이 참여하고, 이 중 과반이 찬성하면 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김주원 기자
하지만 투표 시작 전부터 노조 내부에서는 ‘투표권 배제’ 논란이 불거졌다. 모바일·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 직원 중심의 제3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조합원의 투표권 인정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잠정 합의 직후 동행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측에 찬반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이후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투표권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하며 사실상 배제 방침을 통보했다. 앞서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동투쟁본부에서 공식 탈퇴한 상태다.
동행노조 측은 “반도체 중심 합의안에 반발한 DX 직원들의 표를 막기 위한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2600명 수준이던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잠정합의안 발표 이후 하루 만에 1만명 넘게 늘어 이날 오후 기준 1만2800여명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그만큼 DX부문 내부의 상대적 박탈감과 불만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22일 수원 삼성전자 정문 앞에서 열린 임금교섭 장점협의안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이호석 전국삼성전자 노동조합 수원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은 이날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동행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DX 직원들은 어제부로 이번 잠정 타결안 투표에 대한 부결 운동을 정식으로 시작했다”며 “메모리 사업부가 아닌 반도체 내 다른 사업부와도 연대해서 분명히 부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의 투표 배제 결정과 무관하게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 내부에선 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번 투표의 의결권은 전날 오후 2시 기준 조합원 명부를 토대로 부여돼, 초기업노조(5만7290명)와 전삼노(8187명)를 합쳐 총 6만5477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전원이 투표에 참여한다고 가정할 때 가결 요건인 과반은 3만2739명이다. 주목할 점은 절대다수인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약 80%(단순 계산 시 약 4만5800여 명)가 합의안에 비교적 우호적인 반도체(DS) 부문 소속이라는 것이다. 전체 가결 기준선을 1만명 이상 웃돌고 있어 이들만으로 과반 달성이 수월할 것이란 분석이다.
높은 관심을 방증하듯 투표 열기는 초반부터 매섭게 달아오르고 있다. 투표 개시 3시간 30분만인 오후 5시 30분, 투표에 참여한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3만2882명으로 57.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삼노에서도 55%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합의안이 가결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노조 간 내홍이 격화하는 데 이어 외부 주주단체까지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성과급 결정은 주주의 고유 권한”이라며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을 경우 무효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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