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년중앙] 익숙한 색연필로 그린 익숙한 내 얼굴…자세히 보니 색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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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양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친구와 가족의 얼굴을 사진으로 남기는 게 일상이 됐죠. 그런데 사람의 얼굴이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관찰한 적 있나요. 사람을 주제로 한 인물화나 얼굴을 중심으로 그린 초상화를 살펴보면 화가가 모델이 된 사람을 치밀하게 관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인물화·초상화를 충분히 그릴 수 있죠. 서울시 중구에 있는 화실 아트어바웃에서는 색연필을 사용해 초보자도 쉽게 인체의 특징과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는 인물화 클래스를 운영해요. 김아인·박건우 학생기자가 홍세현 대표와 함께 색연필 인물화에 도전했죠.
건우 학생기자가 "색연필을 이용한 인물화는 물감 등 다른 재료와 비교했을 때 어떤 장점이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색연필은 여러분이 어릴 때부터 많이 사용한 미술 재료죠. 사용법도 쉬운 편이기 때문에 사람의 얼굴도 수월하게 그릴 수 있어요.”
인물화·풍경화 등 묘사하는 대상이 분명한 그림을 잘 그리려면 내가 그리려는 대상이 어떤 형태적 특징을 가졌는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은 두개골이 둥글고, 눈의 위치는 얼굴의 중간쯤인 경우가 많아요. 또 흔히 사람의 얼굴은 이목구비(귀·눈·입·코)와 턱이 좌우대칭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 비대칭이죠.

홍세현(맨 오른쪽)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색연필과 트레이싱 기법을 이용해 인물화를 그리는 법을 설명했다.
초보자는 사람의 얼굴에서 이러한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소중 학생기자단은 자신의 상반신 사진을 A4 용지에 프린트한 것을 참고해서 인물화를 그릴 겁니다.
먼저 스케치부터 시작할까요. 자신이 관찰한 형태를 어떻게 화폭에 옮겨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 두 가지 기법을 이용할 수 있어요. 첫 번째는 격자무늬(grid)를 이용하는 겁니다. 그리고 싶은 사진 위에 자를 대고, 가로·세로 3cm 간격으로 선을 그어 바둑판처럼 만들어요. 스케치북에도 같은 규격으로 격자무늬를 그린 뒤, 사진상 각각의 네모에 해당하는 형태를 스케치북 위 같은 위치의 네모 위에 똑같이 옮기면 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인물화 외에도 풍경·동물 등 만물을 쉽게 그릴 수 있죠.
두 번째는 트레이싱(tracing) 기법이에요. 한쪽 면을 잉크로 검게 코팅한 종이를 먹지라고 하죠. 먹지를 대고 사진 속 형태를 스케치용 종이에 옮기는 걸 트레이싱 기법이라 해요. 인물화에서 초보자가 가장 그리기 어려워하는 부분은 얼굴입니다. 눈·코·입의 위치가 조금만 틀어져도 아예 다른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트레이싱 기법을 이용하면 인물의 이목구비를 비교적 정확하게 옮길 수 있어요.
"먹지가 없어도 트레이싱 기법으로 인물화를 그릴 수 있어요. 먼저 사진을 프린트한 종이 뒤를 연필로 까맣게 칠해주세요. 여러분의 경우 사진 속 상반신 위치를 중점적으로 연필로 칠하면 되겠죠. 그리고 연필로 칠한 종이의 윗면이 스케치북 윗면과 맞닿도록 마스킹 테이프로 정확히 고정한 뒤, 사진 속 형상을 따라 연필로 선을 그어주세요. 그러면 사진 속 형상이 스케치북 위에 그대로 옮겨질 거예요."
트레이싱 기법은 사진 속 형태를 먹지의 원리를 이용해 그대로 스케치북에 옮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람의 형태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관찰하고 익히기에도 적합하다.
아인 학생기자가 "초보자가 트레이싱 기법으로 인물화를 그리기 좋은 사진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죠. "기본적으로 필터를 많이 사용하지 않은 이목구비가 선명하게 나온 사진이 따라 그리기 좋아요. 특정 방향에서 빛을 받아서 얼굴의 밝고 어두운 부분이 선명하면 더 좋죠. 또 옷에 무늬가 많이 없는 사진이 묘사하기 쉬워요."
트레이싱 기법을 사용해 연필로 집중해서 사진 속 자신의 형상을 스케치북 위에 옮긴 소중 학생기자단. 눈·코·입은 물론 머리카락과 옷 주름 하나하나까지 선을 따서 그리다 보니 인체의 특징이 저절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눈동자가 눈의 가운데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쪽 눈꺼풀이 눈동자의 윗부분을 살짝 덮고 있는 형태죠. 눈을 좀 더 살펴보자면, 두 눈 사이의 길이는 거의 한쪽 눈의 가로축 길이만큼 떨어져 있습니다.
얼굴 중심부에 있는 코는 그림자에 따라 콧등의 선이 달라지고, 사람마다 정면에서 보이는 콧구멍의 형태가 달라요. 입술에서 윗입술은 인중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아랫입술에 비해 윤곽선이 또렷하죠. 이렇게 사진 속 내 얼굴을 스케치북으로 옮기면서 특징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인물화를 그릴 때 어떤 점을 유의해서 관찰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죠.
인물화를 잘 그리는 법의 기본은 그리려는 대상이 외적으로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꼼꼼히 관찰하는 것이다.
얼굴과 상반신의 형태를 다 옮긴 뒤에는 색연필로 그러데이션(gradation)을 만들면서 채색합니다. "우리 얼굴을 자세히 관찰하면 튀어나온 곳도 있고, 들어간 곳도 있어요. 그래서 코 옆, 입술 아래, 턱밑 등 특정 부분은 그림자가 져 있죠. 사진을 보고 어두워 보이는 부분을 살구색으로 살살 칠해보세요."
이렇게 얼굴에 그림자가 진 부분을 칠한 뒤에는 베이지색으로 얼굴 전체를 덮어줍니다. 그러면 베이지색과 진한 살구색이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음영이 생기고, 입체감이 생긴 코를 중심으로 사람 얼굴의 형태가 스케치북에 드러납니다. 이제 눈썹·눈·입술과 머리카락을 색연필로 칠해서 구체적인 얼굴 형태를 구현할 차례예요.
이목구비와 머리카락은 묘사 대상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죠. 예를 들어 아인 학생기자는 눈썹이 진하고 두꺼운 편입니다. 건우 학생기자는 안경을 꼈고 얇은 쌍꺼풀이 있죠. 이러한 특징에 주목하면 훨씬 더 사진과 가깝게 그릴 수 있어요. 아인 학생기자의 경우 검은색 색연필로 눈썹 털의 결을 따라 하나하나 힘 있게 그린 뒤, 그 위로 한 번 더 이 과정을 반복하면 진하고 두꺼운 눈썹의 특징이 드러나겠죠. 건우 학생기자는 진한 회색의 색연필로 아몬드 형태의 눈과 쌍꺼풀을 묘사한 뒤, 안경까지 그려주면 특유의 눈매가 드러납니다.
사람의 이목구비는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형태·색깔과는 다른 경우가 많아요. 흔히 동북아시아인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동자가 검은색이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사실은 진한 갈색인 경우가 많습니다. 진한 갈색 색연필로 눈동자를 전반적으로 칠한 뒤, 검은색 색연필로 동공의 중앙을 둥글게 칠하면 또렷한 눈동자가 나타나죠.
그리고자 하는 사진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격자무늬를 만들어 화폭에 똑같이 옮기는 기법도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입술의 경우 앞서 설명한 것처럼 윗입술이 윤곽선이 더 진하고, 윗입술과 아랫입술 사이에 그림자가 진 형태입니다. 분홍색으로 윗입술의 윤곽선을 강조한 뒤 윗입술과 아랫입술 사이에 그림자가 진 부분을 여러 번 칠해줍니다. 그리고 손에 힘을 뺀 상태에서 윗입술은 위로 갈수록 연하게, 아랫입술은 아래로 갈수록 연하게 그리면 입체감이 살아나죠.
"머리카락까지 그리면 얼굴의 형태가 다 완성되는데요. 머리카락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빛을 받아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있어요. 또 얼굴에 닿은 부분은 그림자가 져서 어두워 보이죠. 이런 점에 유의해서 어두운 부분만 검은색으로 머릿결을 따라 선을 그어 묘사하면 됩니다. 밝은 부분은 그대로 두세요."
홍 대표의 지도에 따라 색연필로 자신의 얼굴을 그린 소중 학생기자단. 인물화 그리기에 자신 없어 했던 초반과는 달리 제법 자신감이 붙은 표정으로 스케치북 위에 나타난 자신의 얼굴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봤죠.
이제 목 아래로 입은 옷을 표현할 차례입니다. 옷도 인물화를 그릴 때와 같은 원리로 묘사하면 돼요. 주름이 진 곳을 중점적으로 관찰한 뒤, 그림자가 진 부분을 진하게 채색하는 거죠. 그 뒤에 손에 힘을 빼고 같은 계열의 연한 색으로 옷 전체를 칠하면 옷의 형태도 쉽게 묘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우개로 스케치했던 연필의 흔적을 지우면 색연필 인물화 완성입니다.
평소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은 김아인(왼쪽)·박건우 학생기자가 초보자들에게 적합한 기법으로 그린 인물화. 동물이나 풍경·사물 등도 같은 방법으로 그릴 수 있다.
이렇게 트레이싱 기법으로 인물의 형태를 스케치북에 옮기고, 색연필로 음영을 만들면서 채색을 하면 초보자도 쉽게 인물화를 그릴 수 있어요. 이 과정이 손에 익었다면 실제 인물을 관찰하면서 인물화도 그려보세요.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지겠지만, 인물의 전체적 형태와 이목구비 등을 하나하나 관찰해서 화폭에 옮기다 보면 인물화와 더 친해질 수 있을 겁니다.
동행취재=김아인(서울 용산초 4)·박건우(경기도 판교초 6)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아트어바웃에서 색연필 인물화를 통해 다양하고 흥미로운 그림 그리는 법을 배웠어요. 인물을 잘 묘사하려면 피부색 같은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걸 알았죠. 트레이싱 기법으로 먹지의 원리를 이용해 사진 위에 선을 따라 그린 대로 스케치북에 형태가 옮겨진다는 것도 알았고요. 트레이싱 기법 외에 묘사할 사진을 바둑판 형태로 구획해서 화폭에 옮기는 방법도 배웠습니다. 색연필 채색 단계에서는 그림자가 진 부분을 잘 관찰해서 진한 색으로 칠한 뒤, 점점 힘을 빼면서 연하게 다른 부분도 색칠하면 훨씬 자연스러운 형태로 인물을 그릴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이번 취재로 원래 제가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미술 기법을 배워서 좋았고, 이전보다 그림과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기법들이라 딱 제 수준에 맞아 이해가 쏙쏙 잘됐죠.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서 홍세현 대표님처럼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정말 보람차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김아인(서울 용산초 4) 학생기자
이번 취재는 색연필 인물화였어요. 대중적으로 친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낯설게 느껴지는 분야였지만 내심 기대가 컸습니다. 내가 그린 인물화가 사진과 닮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홍세현 대표님이 알려주신 트레이싱 기법으로 스케치했고, 익숙한 채색 도구인 색연필을 사용해서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특히 손의 힘을 주는 강도와 덧칠을 통해 하나의 색깔로 여러 단계의 명암을 구현해 내는 것이 색연필 인물화의 큰 장점 같아요. 3cm 그리드나 먹지 스케치는 제가 원래 좋아하는 조류 정밀화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주셔서 매우 기뻤습니다. 인물화를 그리는 과정만큼이나 홍 대표님이 해주신 말씀이 인상 깊었는데요. 그림을 더 잘 그리려면 스케치가 정확해야 하는데 대상을 꼼꼼히 관찰하며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셨죠. 이 말씀을 마음속에 새기고 그림을 그린다면, 작품 하나하나에 저의 노력과 정성이 깃들어 더욱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건우(경기도 판교초 6)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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