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이란 ‘호르무즈·우라늄’ 원칙 합의…80일 전쟁 출구 보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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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에 탑승하며 손짓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이란과의 협상과 관련해 “평화에 관한 양해각서(MOU)가 상당 부분 협상됐다”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중동 전쟁 종식을 위한 잠정 합의에 원칙적으로 접근했지만, 핵심 쟁점을 둘러싼 막판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폐기를 우선 추진하며 휴전의 출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제재 해제 범위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완화를 위한 합의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다”며 “합의 체결까지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양측은 우선 이란이 봉쇄했던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재개방하고,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highly enriched uranium)을 폐기하는 데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폐기 방식과 우라늄 처리 주체는 여전히 협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직접 우라늄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러시아 등 제3국 반출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이번 합의가 최종 협정보다는 향후 추가 협상을 위한 ‘기본 틀(framework)’ 성격에 가깝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의 미사일 비축량, 우라늄 농축 중단 여부 등 미국이 핵심 쟁점으로 삼아온 사안들은 이번 잠정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측은 이 문제들을 향후 30~60일간 이어질 추가 협상에서 다룰 계획이다. 과거 미국은 최소 20년간의 우라늄 농축 제한을 요구한 바 있다.
미국은 해협 재개방 이후 단계적으로 대(對)이란 해상 봉쇄와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NN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재개방되고 이란이 핵 합의를 이행해야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최소 30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 행사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연설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후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추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인도 방문 중 가진 인터뷰에서 “72시간 만에 냅킨 뒤에 끄적이는 식으로 핵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우선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재개방돼야 하고, 이후 고농축 우라늄과 핵무기 보유 금지 문제를 진지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 실패 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가진 모든 선택지를 다시 갖게 될 것”이라며 군사 옵션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SNS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평화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상당 부분 협상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날은 “협상단에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적었다.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이란 핵 능력을 제거하지 못한 채 제재만 풀어주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속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대표적 대이란 강경파인 로저위커 상원 군사위원장도 “재앙에 가까운 합의안”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체결하는 어떤 합의든 훌륭하고 적절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미국이 이란 핵 능력을 즉각 제거하지 못한 채 휴전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우려한다.
레바논 전선도 변수다.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NYT에 “잠정 합의가 성사되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충돌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도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이어졌다.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약 80일간 이어진 중동 전쟁이 사실상 휴전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핵 프로그램 처리 방식과 제재 해제 범위 등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해 최종 합의까지는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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