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뼈아픈 준우승에도 웃은 김시우…“내가 잘하는 선수인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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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25일 끝난 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에서 준우승을 기록하고 덤덤하게 웃고 있다. 고봉준 기자
김시우(31)는 덤덤하게 웃었다. 눈앞까지 다가온 우승을 놓쳤음에도 “우승권에서 이렇게 퍼트를 잘한 적이 없다”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어느 때보다 가파른 올 시즌 상승세가 김시우를 강하게 만들고 있다.
김시우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합계 27언더파 257타를 기록했다. 나흘 연속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마지막 날에만 11타를 줄여 30언더파를 작성한 윈덤 클라크(33·미국)에게 우승을 내줬다. 김시우와 챔피언조에서 함께 경기한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30·미국)는 25언더파 3위, 임성재(28)는 19언더파 공동 9위를 기록했다.
김시우로선 뼈아픈 준우승이다. 2라운드에서 클라크처럼 11언더파를 기록하며 단독선두로 나선 김시우. 3라운드에서도 기세를 이어갔지만, 마지막 날 클라크가 신들린 퍼트 감각을 뽐내며 PGA 투어 통산 5번째 우승을 다음으로 기약했다. 김시우에게 주어진 준우승 상금은 112만2700달러(약 17억원)다.
경기 후 만난 김시우는 속상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경기력이 뒤떨어져 우승을 내준 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퍼트 문제에서 자신감을 찾은 점을 고무적으로 느끼는 눈치였다. 김시우는 “11언더파를 치는 선수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웃고는 “우승권에서 이렇게 퍼트를 잘한 적이 없었다.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사실 김시우는 중요한 승부처마다 짧은 퍼트를 자주 놓치는 선수로 평가됐다. 그 점이 우승(4회)보다 준우승(6회)이 많은 지점으로 직결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달랐다. 중요한 버디 퍼트는 거리를 가리지 않고 들어갔고, 타수를 지키는 파 퍼트도 수차례 집어넣었다. 그린을 놓친 최종라운드 4번 홀(파3)에서의 1.5m짜리 파 퍼트 성공이 김시우의 최근 경기력을 잘 말해준다. 이 파 세이브 다음으로 김시우는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전체적으로는 퍼터를 교체한 대목이 주효했다. 김시우는 최근 퍼터 페이스를 딱딱한 면으로 바꿨다고 한다. 데뷔 초반에는 이 느낌의 퍼터를 썼지만, 5년 전 즈음 부드러운 페이스를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퍼트 감각을 잃으면서 과거 느낌을 가져가기로 했다. 김시우는 “프로로 데뷔한 이후부터 퍼트는 입스 같은 느낌을 안은 채 하고 있다. 한두 달 전부터는 입스 느낌이 거의 없다. 손 떨림 없이 과감하게 퍼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시우가 10번 홀을 파로 막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AP=연합뉴스
김시우는 올 시즌 톱클래스 선수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5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2회를 기록했다. 톱10 진입도 7번이나 된다. 상위권 성적의 지표인 페덱스컵 포인트도 더CJ컵 직전 기준 9위다.
김시우는 “이전에는 내가 잘하는 선수인지 몰랐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과 동료들이 ‘내가 잘하고 있다’고 말해줬다. 나도 스스로 생각을 바꾸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앞으로도 자신이 있다”면서 “오늘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워낙 치열한 PGA 투어에서 2등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매키니(미국)=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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