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하메네이 승인 며칠 걸릴 것”…우라늄 처분 등 쟁점은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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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전용기(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양측이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폐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미 정부 고위 당국자가 24일(현지시간) 말했다. 다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기간’ 등 몇 가지 쟁점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고, 양국 최고위 인사의 최종 승인 과정에 며칠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비공개 브리핑을 통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재개방하고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폐기하기로 약속함으로써 전쟁을 종식시키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합의안이 서명된 것은 아니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하메네이, 큰 틀 동의…최종 합의는 미지수”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도 미국 측은 하메네이가 협상의 큰 틀에 동의한 상태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실제 최종 합의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NYT와 악시오스 등 보도를 종합하면, 양국은 일단 휴전을 60일 연장해 호르무즈해협을 먼저 개방하고 미국은 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하며, 농축 우라늄 처리 등 핵물질과 관련된 핵심 쟁점은 30~60일 동안 추후 협상을 이어가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하다.

최대 쟁점은 이란이 비축한 준무기급 60% 고농축 우라늄 약 440㎏의 구체적인 처리 방식이다. 미국은 이를 포함해 총 2000㎏ 규모의 농축 우라늄 전량을 자국이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축 기간, 우라늄 비축분 처분방식 등 쟁점

우라늄 농축 활동을 얼마 동안 중단할 것인지도 핵심 변수다. 미국은 최소 20년 이상 중단을 요구해 왔지만, 이란은 장기 중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강하게 요구해 온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문제 역시 미국과 이란의 잠정 합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향후 추가 협상 기간 다뤄질 전망이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해제 문제도 간극이 상당하다.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선(先) 우라늄 반출, 후(後) 제재 완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란의 양보가 없으면 돈도 없다”며 “이란이 (우라늄 반출을) 더 많이 할수록 더 많은 것(제재 완화)을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협상 마무리 안돼” 속도 조절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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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만약 내가 이란과 합의를 맺는다면 그것은 좋고 적절한 합의일 것”이라며 “이란에 막대한 현금을 주고 핵무기 개발로 가는 명백하고도 확실한 길을 열어준, 오바마(전 대통령)가 한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합의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며 속도 조절 메시지를 냈다. 그는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만약 내가 이란과 합의를 맺는다면 그것은 좋고 적절한 합의일 것”이라며 특히 “이란에 막대한 현금을 주고 핵무기 개발로 가는 명백하고도 확실한 길을 열어준, 오바마(전 대통령)가 한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도 그 내용을 보거나 알지 못 한다.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되지도 않았다”며 “그러니 아무것도 모르면서 비판적인 패배자들 말은 듣지 말라”고 했다.

미·이란 간 MOU 체결이 가까워지면서 미국 내 대(對)이란 강경파를 비롯한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2015년 7월 당시 오바마 행정부 때 이란과 맺은 핵 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와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등의 비판이 나오는데, 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5월 일방적으로 ‘JCPOA 파기’를 선언했고,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정밀타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 이후로는 “오바마가 체결한 JCPOA보다 훨씬 나은 핵 합의를 맺을 것”이라고 말해 왔다.

강경파 일각 “오바마 합의와 똑같은 듯”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외교안보책사로 있다 거리가 멀어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현재 언론 보도가 맞는다면 이란은 상당한 승리를 거두는 셈”이라며 “(거론되는) 합의안은 이란에 엄청난 탈출구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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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현재 이란과 논의되고 있는 협상안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협상안과 똑같은 것 같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종잇장 가치도 없는 합의를 추진하라는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에도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나는 (협상) 대표단에 시간은 우리 편이니 합의를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양측 모두 시간을 충분히 들여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의 체결에 이어 양측 서명이 있기 전까지는 이란 해상 봉쇄를 계속 유지하면서 최대한 유리한 합의 조건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이란 핵프로그램 폐기 등 핵심 쟁점 상당수는 MOU 체결 이후 추가 협상 단계로 사실상 미뤄지는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호르무즈해협은 즉시 재개방돼야 한다”면서 “그런 다음 우리는 우라늄 농축(기간)에 대해, 고농축 우라늄(반출)에 대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약속에 대해 진지한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실제 정상화 시기 불확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역시 실제 이행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YT는 “해협을 통한 정상적인 선박 운항이 언제 재개될 수 있는지, 유가가 언제부터 하락할지 등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남았다”고 짚었다. 해협에 매설된 기뢰 제거에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주들이 유조선 운항의 안전성을 확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다른 해군 강국들이 해당 지역에 기뢰 제거 선박과 장비를 동원하는 데만 수 주일이 걸릴 것이며 안정적인 정상화 단계까지는 최소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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