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호르무즈 총성’ 멈췄는데 유가 그대로?…바다 밑 깔린 기뢰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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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에 떠 있는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에 합의할 거란 전망이 쏟아지며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기까지 상당 시간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약 4.8% 떨어졌다. 배럴당 90~100달러 수준이다. 다만 전쟁이 발발한 2월 28일 이전 국제유가(WTI 배럴당 60달러 수준)와는 거리가 멀다.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건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칼 와인버그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한 가지 확실한 건 유가가 빠르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애드녹의 술탄 알자베르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호르무즈 통행량이 전쟁 이전 수준의 80%까지 회복하는 데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완전한 정상화는 내년 1분기나 2분기 이전까지 어렵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를 닫는 건 쉬워도, 여는 건 쉽지 않다. 현재 호르무즈해협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채 페르시아만에 발 묶인 선박은 약 1500∼2000척에 달한다. 이 배들이 먼저 호르무즈를 빠져나가야 빈 유조선이 들어와 원유를 싣고 나갈 수 있는데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가장 치명적인 뇌관은 바다 밑에 깔린 ‘기뢰’다. 이란이 호르무즈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해야 선박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과 동맹국이 기뢰 제거 함정과 장비를 현장에 배치하는 데만 수주, 통항을 안정적으로 재개하기까지 최소 2~3개월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전쟁부)는 더 비관적이라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는 데만 6개월까지 걸린다고 예측했다.

해운사들은 상황이 충분히 안정됐다고 확인하기 전까지 정상 운항을 재개하는 데 신중하다. 보험 업체도 선박 호송과 추가 안전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 운송 지연이 길어질 수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

호르무즈가 오늘 뚫리더라도 중동 유전을 재가동하고 전쟁으로 파괴된 정유시설과 항만 등을 복구하는 건 별개 문제다. 유라시아그룹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걸프 지역 정유 시설의 3분의 1이 손상됐다. 복구 작업에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호르무즈를 다시 개방하더라도 공급 압박이 지속할 것”이라고 짚었다. 일부 핵심 설비는 정상화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종전(휴전)에 합의하더라도 수개월간 배럴당 90달러 이상 고유가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유 설비를 재가동하고 대기 물량을 공급하는 올해 4분기에야 배럴당 83달러까지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하나증권도 종전 합의 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85~90달러 내외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역시 전쟁 이전과는 배럴당 20달러 이상 격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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