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흑백 감자칩 봉지…커지는 나프타 불안 속 다카이치 50%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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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겸 자민당 총재가 5월 20일 도쿄 국회에서 열린 당수 토론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나프타 쇼크가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내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에서 비롯된 나프타 공급 차질이 식품·주택·의료 등 생활 전반에 번지면서 고공행진하던 지지율도 꺾이는 분위기다.
마이니치신문이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50%로 집계됐다. 내각 발족 이후 최저치로, 3개월째 하락 추세다. 정점을 찍었던 2월(61%)과 비교하면 10%포인트가 넘는 낙폭이다. 이번 조사에서 하락세를 견인한 것은 그간 다카이치 총리의 주요 지지 기반이었던 젊은층(18~29세)과 여성층이다.
마이니치는 “올해 정점을 찍었던 2월 조사에서는 61%였던 여성 지지율이 50%를 밑도는 48%로 하락하고, 젊은층의 지지율도 동기간 70%에서 45%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이 22~24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다카이치 내각 지지도는 64%였다. 마이니치보다는 높았지만 4월 66%보다는 2%포인트 하락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물가 등 민생 문제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 분석가인 요네시게 가쓰히로(米重克洋) JX통신사 대표는 ‘센쿄닷컴’에서 “젊은 세대는 이데올로기보다 생활과 물가를 본다. 취임 반년이 지나면서 다카이치 정권의 물가 대책이 자기 생활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느끼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념보다는 실질 생활 이슈에 더 민감한 젊은층과 여성층이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경민 기자
실제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본은 원유 공급 부족으로 인한 나프타 쇼크가 식품·주택·의료로 번지며 가계 부담이 가시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과자 브랜드인 칼비는 25일부터 포테이토칩스와 갓파에비센 등 14개 품목의 봉지를 흑백 2색 인쇄로 순차 교체한다. 잉크 조달 불안에 따른 비상조치다. 지난달에는 위생설비 대기업 TOTO가 유닛바스(조립식 욕실) 신규 수주를 일시 중단해 주택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됐으며, 식품 용기 최대업체 에프피코도 다음 달부터 전 제품의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인공투석기 등 나프타 유래 플라스틱 의료기기 부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본 정부도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3월 아카자와 료세이(赤沢亮正) 경제산업상을 중심으로 중요물자 확보 업무를 담당하는 국장급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도록 했다. 지난 21일 관계 각료회의에서는“유통 과정의 병목 해소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중동 정세 장기화에 대비한 3조엔 규모의 2026년도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검토 중이다.
나프타 부족으로 잉크 제작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컬러 포장을 흑백으로 바꾸기로 한 칼비. 후지TV 캡쳐
하지만 정부의 입장과 현장이 느끼는 체감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공급에 문제없다’는 정부 설명에 대해 응답자의 64%는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지지통신은 21일 자민당의 이란 정세 관련 모임에서 “현장에선 ‘이게 부족하다, 저게 부족하다’는 소리밖에 안 들린다”거나“(중요 물자의) 병목 현상을 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23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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