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자들은 세금이 고민”…위상 달라진 삼전·닉스 ‘킹산직’ 전문대

본문

bt5695c01a8cec5b56d2ef122541c79812.jpg

지난 1월 포항공대 나노융합기술원에서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기계공학부·화학공학과 학생들이 반도체 설비 교육을 받는 모습. 비전공자에게도 반도체 기업 취업 기회를 주기 위해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사진 울산과학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억대 성과급에 ‘킹산직’(생산직의 왕) 취업이 가능한 전문대의 기술직 관련 학과들이 한층 주목받고 있다. 25일 교육부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125개 전문대가 오는 9월부터 신입생 16만6474명을 선발한다. 전문대들은 수시 1차(9월)·2차(11월), 정시(내년 1월)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뽑는다.

대학가에선 수년 새 높아진 반도체 관련 학과의 경쟁률이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한다. 울산과학대 반도체공학과(2년제)는 지난해 정시 경쟁률이 69대 1을 기록했다. 이 대학 21개 전공 중 가장 높은 정시 전형 경쟁률로, 2년 전 학과가 개설된 첫 해보다 6배 이상 뛰었다. 올해 첫 졸업생 중 1명은 SK하이닉스에 입학했다.

김형진 울산과학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전 공정을 경험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데다가 빨리 취업할 수 있다는 장점에 신입생이 몰린다”며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오는 20대가 신입생의 약 40%”라고 전했다.

bt4ff3131e6e2b12f344754c72665fd446.jpg

반도체 관련 주요 전문대 학과 정시 경쟁률

인하공업전문대의 반도체기계정비학과도 2026학년도 정시 경쟁률(28.3대 1)이 2024학년도에 비해 9배 이상 올랐다. 이 학과의 올해 취업대상자 9명 중 2명이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다른 학생들은 미국 회사인 엠코테크놀로지나 국내 중견 반도체 업체들에 입사했다. 고현우 인하공전반도체기계정비학과 교수는 “올해 SK하이닉스 채용 공고가 오르자 이미 다른 곳에 합격한 학생들이 아쉬워하더라”고 전했다.

이들 학과엔 ‘삼전닉스’에 취업한 졸업생에 관한 일화들도 돌고 있다. 부산의 한 전문대 교수는 “몇 년 전 삼전닉스에 입사했던 제자가 스승의 날을 맞아 왔는데, 수억 원의 성과급을 어디에 쓸지, 세금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놓더라”고 전했다.

btfaeebf2e4a46d14b04fb651417dd6ea8.jpg

지난해 10월 올라온 SK하이닉스 고교·전문대 졸업자 채용 공고문. 공장 유지·보수 역할을 주로 뽑는다. 사진 SK 홈페이지

전문대는 4년제 대학보다 학생 수가 적고, 2년이라는 단축 과정을 통해 산업 수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김만호 동의과학대 전기자동차과 교수는 “현대차에서 공장에 아틀라스 로봇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로봇을 유지·관리하는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술직 인기는 더욱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대 관계자들은 말했다. 동의과학대 전기자동차과 졸업생들은 지난해 기아차에 10명이 입사했고, SK하이닉스에는 최근 2년 동안 4명이 취업했다. 김만호 교수는 “AI로 대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사무직과 달리 현장에서 직접 성과를 일구는 기술직의 전망이 훨씬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4,35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