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재무장 日다카이치 지원 말라”…시진핑, 트럼프에 소리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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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마치고 떠나기 직전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흥분했던 주제는 일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배석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당황할 정도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재무장화를 강도 높게 비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측 입장을 두둔하며 신경전을 벌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 7명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의 국방비 증액을 강하게 비난했다. 목소리를 높이고 격앙된 반응을 보인 시 주석의 모습은 14~15일 이틀간 열린 정상회담 중 가장 격렬했던 순간이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매우 놀랐다.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선 다뤄지지 않았던 주제가 돌발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이 커져 일본 정부가 안보에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만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FT는 일본의 가장 큰 안보 우려는 중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점을 시 주석에게 언급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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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5일 도쿄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희생자 추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시 주석의 이러한 반응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有事·전쟁 등의 비상사태)시는 일본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발언한 후 중국이 일본에 보인 적대적 외교 공세의 진원지가 시 주석이었음을 드러낸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존립 위기 상태가 될 경우 일본의 대만 군사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이후 중국은 희토류의 이중용도 수출 제한과 중국인 일본 관광 제한 등 보복 조치를 벌여왔다.

지난 22일엔 중국 외교부가 일본이 지난해 군사비 지출을 9.7% 늘린 걸 지적하며 “일본 우익 세력은 여전히 국방비 증액을 부르짖고 있다. 일본의 ‘평화 국가’ 가면이 벗겨지고 신군국주의로 미끄러져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다카이치 총리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지역 평화를 위협하는 인물로 지목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들을 지원하지 말라고 압박까지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다카이치 총리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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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천단(天壇)을 둘러보고 있다. 천단은 명·청 시대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중국의 대표적 황실 제례 유적지다. AP=연합뉴스

그럼에도 시 주석의 발언은 일본의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 비록 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를 옹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이전에 보인 행동에선 일본과 대만에 대한 수호 의지를 명확히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나 미국 정부 인사들로부터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 발언에 대한 공개 지지를 거의 받지 못했다. 이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일본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를 두고 일본 정부에서 불안해 했다고 FT는 전했다. 미국은 최근엔 일본이 지난 2024년에 주문한 400발의 미 토마호크 미사일 인도가 지연될 것이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정상회담 직후 대만을 향해 판매를 보류하고 있는 140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무기를 “중국과의 좋은 협상 카드”라고 발언한 후, 미국이 대만을 수호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동맹국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해당 무기 판매를 승인할지를 명확히 할 때까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의 중국 방문을 보류하며 압박 중이다.

중국의 강경 반일 노선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크리스토퍼 존스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은 “중국이 쏟아내는 반일 수사를 중국 바깥에서 지지하는 층은 전혀 없다”며 “일본 정부는 호주, 필리핀, 심지어 한국 등 주변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이들은 재무장하는 일본보다 공격적인 중국을 훨씬 더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FT 보도 내용은 중국이 파악한 상황과 맞지 않는다”며 “중일 관계에 대한 중국 입장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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