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헌재 “보행자가 횡단보도서 벗어났더라도 운전자에 보호의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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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횡단보도에서 벗어나 통행하던 보행자를 차량으로 친 피의자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는 의사로 걷던 중 횡단보도를 약간 벗어난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보행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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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8일 서울시내 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차량들 사이로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1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피의자에 대해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한 건 피해자인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피의자 A씨는 2024년 1월 우회전하며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하지 않은 과실로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피해자를 쳤다. 피해자는 전치 6주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었다. 다만 검사는 피해자를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로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피해자는 “횡단보도를 통행하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 해당하므로 불기소처분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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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4일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게양대에 걸린 헌법재판소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스1

헌재는 피해자가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보호되는 보행자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사고가 발생한 도로를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던 것으로 보이고, 차량 통행 여부를 확인하고 횡단보도 쪽으로 걷기 시작한 만큼 운전자의 횡단보도 앞 일시정지 의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2022년 1월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이 개정된 점도 강조했다. 개정 도로교통법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도 운전자에게 일시정지 의무를 부과한다.

헌재는 “보행자 보호 강화의 개정 취지를 고려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는 의사로 횡단보도를 걷던 중 외부 요인이나 걸음걸이, 관성 등의 우연한 사정으로 횡단보도를 약간 벗어난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보행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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