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김기자의 V토크] 이쯤 되면 직업이 주장… 3번째 캡틴 맡은 전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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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팀에서 세 번째 주장을 맡게 된 전광인. 전광인은 ″부산에서 봄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용인=김효경 기자
이쯤 되면 직업이 ‘주장’이다. OK저축은행 전광인이 세 번째 캡틴 완장을 차고 ‘부산의 봄’을 배구로 물들일 각오를 드러냈다.
전광인은 V리그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다. 공격과 수비, 리시브, 블로킹, 서브까지 못 하는 게 없다. 지난 시즌에도 국내 선수 중 허수봉(현대캐피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474점·전체 10위)을 올렸고, 거의 대부분의 지표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35살의 나이에도 전 경기, 전 세트를 소화했다. 팬들은 우스갯소리로 ‘고참을 너무 학대한다’며 전광인에게 박수를 보냈다.
OK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 사진 한국배구연맹
용인 OK저축은행 연습 체육관에서 만난 전광인은 “그게 대단한 건가요”라고 되물었다. 그는 “당연하게 했던 일이다. 하던 걸 하는 거라 그렇게 힘들지 않다. 사실 몇 경기 더 뛸 수도 있다”고 했다.
전광인이 더 뛰지 못해 아쉬운 건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해서다.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한때 3위까지 올라갔지만 마지막엔 6위로 밀려났다. 전광인은 “(안산에서)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뒤 첫 시즌인데 팬들의 응원이 대단했다. 그럴 때 좋은 성적을 내면 ‘부산에 배구도 있다’는 문화가 안착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올 시즌 부산 팬들은 OK저축은행을 열렬하게 응원했다. 연고 이전 후 첫 개막전 모습. 송봉근 객원기자
그만큼 부산 팬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사직구장보다 크기는 작지만 열기는 그대로 강서체육관에 옮겨졌다. 남녀부 통틀어 평균 관중 1위(3289명)에 올랐고, OK저축은행은 놀라운 홈 승률(14승 4패)로 보답했다. 전광인은 “사실 그 전에 있던 팀(현대캐피탈) 팬들의 열정이 대단했다. ‘살면서 이런 응원을 또 받아볼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는데 버금가는 응원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전광인이 다음 시즌을 단단히 벼르는 또 다른 이유는 주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 현대캐피탈에서도 주장을 맡았던 그로선 세 번째다. 배구에선 주장만이 심판에게 항의를 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그래서 대다수 팀은 코트를 오래 지키는 선수에게 주장을 맡긴다. 그런 점에서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뛰는 데다 리더십까지 갖춘 전광인이 맡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OK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과 신영철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전광인은 사실 주장이 될 생각이 없었다. 전광인은 “OK에 온 지 1년밖에 안 됐고, 신뢰할 수 있는 선수가 주장되는 게 좋지 않냐고 신영철 감독에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하지만 동료들이 생각한 ‘주장감’이야말로 전광인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들었고, 전광인의 등번호 아래에 언더바(_, 주장을 의미함)를 새기기로 했다.
전광인은 “전임 주장인 부용찬 형(삼성화재)이 너무 잘 하고 섬세하게 잘 했다. 나는 그만큼 잘 하진 못할 것 같다”며 “주장은 여러 일을 하면서 경기에서도 잘 해야 한다. 내 기준에 지난 시즌 내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더 잘 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으니까 최선을 다 하려 한다”고 했다.
OK저축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 사진 한국배구연맹
당연히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 그리고 우승이다. 전광인은 “봄 배구에 자주 가면 자연스럽게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올라만 가면 체육관 분위기는 장난이 아닐 것이다. 그런 무대에 오래, 자주 서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장난스럽게 ‘우승하면 부산 앞 바다에 뛰어들 수도 있느냐’고 묻자 대답이 돌아왔다. “우승만 하면 뭐든 다 합니다. 못 할 게 없죠. 바다에도 뛰어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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