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美 AMA서 잔치 벌인 K팝… BTS, ‘올해의 아티스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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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25일(현지시간) 미국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26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에서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미(팬덤명) 여러분, 우리가 다시 해냈어요(We made it once again)”(RM)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상도 K팝

3년 9개월이란 공백이 무색했다. ‘군 공백기’를 끝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앨범 ‘아리랑’으로 돌아온 지 두 달 만에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53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트로피를 받은 RM은 “모두가 군 복무를 마친 후 이런 특별한 보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기뻐했고, 지민은 한국말로 “응원해 주고 우리를 사랑해 주는 아미들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AMA는 빌보드·그래미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올해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부문에서 그래미 어워즈 수상자인 배드 버니뿐 아니라 브루노 마스,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해리 스타일스 등 9명의 글로벌 팝스타들이 후보에 올랐지만 트로피를 거머 쥔 건 BTS였다. 2021년 BTS가 아시아 가수 중 처음으로 이 상을 수상한 지 5년 만의 재탈환이다.

BBC는 “BTS가 받은 ‘올해의 아티스트상’은 시상식의 최고 영예로 꼽힌다”며 “약 4년 간의 공백기를 마치고 복귀한 후 10억 달러 규모의 월드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이른바 ‘K팝의 왕’들에게 가장 최근에 주어진 화려한 트로피”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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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이날 시상식은 BTS로 시작해 BTS로 끝났다. 오프닝은 BTS의 '훌리건' 무대가 장식했다. 최근 미국 네바다주 얼리전트 스타디움 콘서트 장면을 영상으로 송출했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퀸 라티파(미국 래퍼 겸 배우)는 오프닝 멘트 대부분을 BTS에 대한 찬사로 할애했다. 그는 “(BTS의) 무대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소화해 내는지 모르겠다”며 “이곳 열기가 뜨거운데, 조금 기다리면 BTS가 이곳으로 올 것”이라고 말하며 객석의 호응을 유도했다.

이날 BTS는 ‘송 오브 더 서머’ ‘베스트 남성 K팝 아티스트’ 부문에서도 상을 받아 3관왕에 올랐다. 올해 신설된 ‘송 오브 더 서머’ 부문에 오른 BTS의 타이틀곡 ‘스윔’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해리 스타일스의 ‘아메리칸 걸즈’ 등 글로벌 팝스타들의 노래를 제치고 초대 수상곡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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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25일(현지시간) 미국라스베가스에서 열린 2026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A) 에서 'SWIM'으로 '송 오브 더 서머(Song of the Summer)' 상을 수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신인상’도 K팝이 차지했다.

하이브가 게펜레코드와 손잡고 내놓은 글로벌 K팝 걸그룹 캣츠아이는 주요 시상 부문인 ‘올해의 신인상(뉴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을 수상했다. ‘브레이크스루 팝 아티스트’ ‘베스트 뮤직 비디오’ 상까지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유일한 한국인 멤버인 윤채는 한국어로 “멤버들과 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캣츠 아이는 이날 하와이 해변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꽃 장식 의상을 입고 신곡 ‘핑키 업!’ 퍼포먼스로 시상식 축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은 4관왕에 올랐다. K팝 최초로 ‘올해의 노래상(송 오브 더 이어)’을 받은 데 이어 ‘베스트 팝 송’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베스트 사운드트랙’ 등을 수상했다. 골든을 부른 가수 이재는 “혼문(극 중 악령이 세상에 침투하는 통로)을 닫았다. 팬들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팀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AMA는 다른 시상식보다 ‘팬덤의 화력’이 중요하다. 공로상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상자가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팬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군 입대(2022년) 이후 공백기를 보낸 BTS가 AMA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미국 팬덤의 지지 기반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의미다. BTS는 지난해까지 AMA에서 상 11개를 받아 그룹으로서는 앨라배마(23개) 다음으로 많은 수상 기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휴지기가 길었고 컴백 이후 활동 기간이 짧았던 만큼 올해 대상 수상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빅뱅, 샤이니 등의 컴백 성공에서 보듯 K팝 팬덤의 특유의 단단한 결속력은 스타가 잠시 사라진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런 팬 문화가 해외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TS는 올해 3월 컴백 이후 두 달 간 미국 시장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왔다. 새 앨범 ‘아리랑’은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타이틀곡 ‘스윔’ 역시 ‘빌보드 핫 100’ 1위로 차트에 진입했다. 북미를 포함한 세계 곳곳의 스타디움급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월드투어 역시 높은 티켓 판매율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멤버들이 초청받은 대통령궁 인근 광장에 5만 명의 팬이 모이는 등 막강한 팬덤 동원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날 시상식 기사에서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도 방탄소년단에 대한 팬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다”며 “캣츠아이 역시 비슷한 수준의 열광적인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 이 그룹이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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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아이의 AMA 퍼포먼스. [AFP=연합뉴스]

이제 BTS에게 남은 과제는 ‘그래미 어워즈’다. ‘그래미 어워즈’는 팬이 아닌 대중음악 업계 전문가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한다.BTS는 2019년 시상자 자격으로 그래미 무대에 오르고, 2021~2023년까지 각 부문 수상 후보에 지명됐지만, 무관에 그쳤다. 임희윤 평론가는 “BTS의 이번 앨범은 참여 프로듀서, 가사에 쓰인 언어 등을 봤을 때 누가 봐도 그래미를 의식한 게 보이는 작업물”이라며 “올해는 어떤 부문이든 후보에는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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