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종전 협상 막판 진통 중 레바논 맹폭…네타냐후, 트럼프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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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레바논 남부 항구 도시 티레의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성사 가능성이 커질수록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거세지고 있다. 전쟁 종식 시점과 방식 등을 둘러싼 미국과 이스라엘 간 시각차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결정이 종전 협상의 막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26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동부 지역 마을 최소 50여 곳에 대피 경보를 발령하고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AFP통신은 이날 “남부 지역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3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레바논 국영 뉴스통신 NNA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공공병원 인근을 강타해 상당한 피해를 줬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동부에서도 이번 공습으로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동부 리타니강에 있는 레바논 최대 규모 카라운 댐도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
지난 25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알카파트 인근에서 열린 ‘저항과 해방의 날’ 기념식에서 헤즈볼라 지지자들이 레바논, 이란, 헤즈볼라 깃발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한 이후, 이스라엘의 대(對)레바논 공세는 오히려 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완화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레바논 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군사 작전까지 제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스라엘 내 강경파는 곧장 레바논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를 재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25일 X(옛 트위터)에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을 두드리며 우리가 레바논 전쟁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통보해야 할 때”라고 썼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이스라엘을 향하는 헤즈볼라의 드론 한 대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건물 10채가 무너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월 28일 이스라엘 메이타르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가속) 페달을 더욱 세게 밟으라”며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 강화를 지시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는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지상 작전 범위가 ‘옐로라인’ 너머까지 확대됐다”고 전했다. 옐로라인은 지난달 중순 레바논과 휴전에 합의하며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작전 한계선으로 레바논 영토 내 10㎞까지 뻗어 있다. 주요 외신에서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형식적 수준으로 약화됐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네타냐후는 레바논에서의 군사작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는 분쟁 해결을 위한 미국 주도의 외교적인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중단”을 요구했는데 네타냐후 총리의 조치는 이와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의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의원은 27일 “미·이란 간 초기 종전 양해각서(MOU) 초안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60일간의 포괄적 휴전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미국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의 반대로 이란·미국 간 직접 교전만 중단하는 제한적 합의 가능성이 거론되며 휴전 범위를 둘러싼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이스라엘은 종전 양해각서(MOU)에도 레바논에서의 군사 작전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길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란과의 평화 합의안에 레바논 내 이스라엘의 ‘작전 수행의 자유’를 포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종전 협상의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2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 중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며 함께 전쟁의 포문을 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시간이 흐르며 서로 다른 해법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양국 내부 여론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분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출구 전략에, 네타냐후 총리는 군사 작전 확대에 무게를 두게 됐다. 이에 따라 양측의 미묘한 긴장 관계는 종전 협상 막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두 정상 간 균열 조짐은 이전에도 감지된 바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이란과의 합의 추진 방안을 놓고 장시간 논의했으며 통화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상당히 격앙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스라엘 당국은 27일 가자지구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새 지도자 모하메드 오데를 제거했다고 확인했다. 오데는 그의 아내, 아들들과 함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데의 전임자인 이즈 알딘 알하다드도 지난 15일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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