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설가 차인표 “피카소 그림 보고 머릿속 불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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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무도 차인표(59·사진)에게 “배우가 소설까지 쓴다고?”라고 말하지 않는다. 데뷔작 『잘 가요 언덕』(2009)을 개작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2021)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한국어 교재로 선택됐고, 『인어사냥』(2022)으로 황순원 문학상신진상을 받았다. 27일 발간된 ‘소설가 차인표’의 신작 『우리 동네 도서관』은 그의 다섯 번째 장편 소설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은 소설 속 공간인 광개토대왕 시대의 고구려와 작가가 작품을 쓰고 있는 동네 도서관이 수시로 교차하는 구조로 쓰여졌다. 최근 중앙일보와 만난 차인표는 이 작품을 쓴 계기를 묻자, “피카소의 ‘뜨개질하는 여인’이라는 그림을 아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 그리고자 하는 대상, 그리고 그 결과로 그려진 작품을 동시에 하나의 화폭 안에 담았더라. 이 그림을 보는 순간 뭘 써야 할지, 머릿속에 불이 확 켜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은 ‘배우 차인표’가 아닌, ‘작가 차인표’ 내지는 ‘강연자 차인표’로서 활동한 수년간의 경험 덕이다. 차인표는 “‘훈 할머니’로 알려진 위안부 이남이씨가 55년 만에 귀국하는 뉴스를 보고 느낀 감정을 데뷔작 『잘 가요 언덕』으로 쓴 것이 벌써 17년 전”이라며 “글을 쓰면서 세상을 해석하는 새로운 눈이 생겼고, 북 콘서트나 강연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지금껏 해보지 못한 경험의 원천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작품에서 고구려와 현재를 연결하는 건 ‘용’이라는 존재다. 그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힘을 가진 자들이 대중을 조종하기 위해 용이라는 존재를 활용했다는 생각이 이 작품에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차인표는 최근 새로운 결단을 내렸다. 오는 7월 18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 동숭동 놀(NOL) 씨어터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공연되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의 ‘존 찰스 키팅’ 역을 통해 데뷔 후 처음 연극 무대에 선다. 차인표는 “강연장에 오신 분들에게 기억나는 나의 작품을 물었을 때 제일 많이 나오는 답이 ‘사랑을 그대 품 안에’였다”라며 “1994년 방영한 데뷔작을 넘어서는 작품이 없었다는 걸 잠시 반성하며 이 연극이야말로 저의 대표작이 되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라고 했다. 차인표는 학교 폭력 피해자와 자립 준비 청년 등 약 500명을 이 공연에 초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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