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첫사랑·비호감·빌런…올해 ‘3연타’ 구교환 “다음은 ‘코미디‘ 얼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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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체' 속 좀비 바이러스 테러 서영철 박사(구교환). [사진 쇼박스]
아련한 첫사랑, 미치광이 과학자, 비호감 백수…. 배우 구교환이 영화 ‘만약에 우리’·‘군체’,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에서 연기한 캐릭터다. 각각 개성 강한 캐릭터로 세 작품을 이끌었는데, 모두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만약에 우리’는 260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지난 21일 개봉한 ‘군체’는 237만8000명이 봤다. 지난 달 18일에 시작한 모자무싸는 최종회 시청률 5.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처럼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성공적으로 소화한 비결이 뭘까.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구교환은 “철저히 감독과 작가의 의도와 연출에 따른 결과”라고 답했다. 연이은 작품 흥행에 대해서는 “반응이 너무 반갑고, 힘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속 만년 영화감독 지망생 황동만(구교환)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시하는 '감정 워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JTBC]
- 매번 다른 캐릭터를 어떻게 흡수하나.
- 저는 감독님과 작가들의 세계에 (관객을) 초대하는 팅커벨, 문지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캐릭터를 이해한다. 답은 철저히 대본에 있다고 본다. 연기하기 전에 (몰입을 위해)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다. 군체의 서영철 역을 연기를 할 때는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크립’을 많이 들었다.
- 감독과 해석이 다를 경우는.
- 조율하기 보다는 감독님 디렉션(지시)대로 움직인다. 시작은 제가 하지만, 캐릭터의 최종 표현은 감독님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연상호 감독과 ‘반도’ ‘기생수’ ‘군체’ 등 여러 작품을 함께 했다.
- 연 감독님과의 작업은 항상 기분 좋은 자극과 자유가 함께 존재한다. 처음에 제가 해석한 서영철을 연기하면, 두 번째는 연 감독님의 디렉션대로 연기한다. 이게 굉장히 재밌는 방식이다. 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감독님이 순발력 있게 캐치를 하고, 거기서 (힌트를 얻어) 완성도를 높여준다. ‘군체’ 중반부에서 생존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에서 오열하다가 웃는 연기도 그렇게 나왔다. 처음에 제가 무릎을 꿇고 크게 소리 내어 울었는데, 감독님이 그걸 지켜보시고 두 번째 테이크에서 울음을 서서히 웃음으로 바꾸면 어떻겠냐는 지시를 주셨다. 저는 마지막에 그렇게 낄낄 웃는 장면으로 마무리할 생각이 없었다. 서영철 캐릭터 탄생의 8할은 감독님의 지분이다.
- 배우의 역할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건 아닌가.
- 그렇지 않다. 배우는 영화의 큰 요소 중 하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 제가 연출을 할 때도 1순위로 두는 건 배우다. 다만 작품의 결과물을 봤을 때,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건 연출이라는 생각이 든다. (후작업인) 편집 과정에서 관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나게 많은 작업이 이뤄진다. 이 모든 요소가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다.
- ‘모자무싸’에서 일상 속 빌런처럼 행동하는 황동만의 연기를 실감나게 했다.
- 아무리 내향적이건 외향적이건,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군체’의 빌런 서영철도 한편으론 (황동만처럼)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인물이다. 그건 (고립된 인간이 보일 수 있는)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만약에 우리' 속 한 장면. 20대 시절 첫사랑 연인을 우연히 만난 정원(문가영·왼쪽)과 은호(구교환). [사진 쇼박스]
- 향후 도전하는 또다른 캐릭터나 목표하는 바는 뭔가.
- 저는 거울도 잘 보지 않을 정도로 제 이미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작품 자체에 집중한다. 감독, 작가마다 보는 제 얼굴이 다른 것 같다. 현재 남동혁 감독과 함께 ‘정원사들’이란 영화를 촬영 중이다. 남 감독님이 바라보는 제 얼굴은 코미디로 작동된다.
독립 영화 ‘거북이들’,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을 만든 감독이기도 한 구교환은 자신의 연출작으로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올해 개봉을 목표로 이옥섭 감독과 함께 연출한 영화 ‘너의 나라’의 후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제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저와 맥주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며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도, 그 영화를 보고 '저 사람(감독)이랑 맥주 한잔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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