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 반도체 공장 볼모로…5년만에 타워크레인 노조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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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전국 주요 공사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여파로 파업 문턱이 낮아진 점이 대규모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시내 공사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의 모습. 뉴스1
반도체공장 타워크레인 73.7% 멈춰
31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캠퍼스 등 양사 반도체 공장 현장에 설치된 크레인 114대 중 양대 노총 소속 장비 84대(73.7%)가 지난 27일부터 작업을 중단했다. 삼성전자 현장에서는 63대 중 50대(79.4%), SK하이닉스는 51대 중 34대(66.7%)가 멈춰선 상태다.
이번 총파업은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와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등 양대 노총이 지난 27일 공동으로 선포했다. 이들은 “이번 파업으로 전국 공사 현장의 85%가 멈춰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체 타워크레인 조종사 3500명 중 약 3100명(88.6%)이 양대노총 소속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그간 사용자 단체인 타워크레인안전협회와 10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타워크레인은 무거운 자재를 들어 올릴 때 사실상 대체재가 없는 핵심 장비다. 크레인이 멈추면 철근·콘크리트 등 후속 공정 전체가 연쇄적으로 중단되는 구조다. 현장에선 ‘타워크레인이 5일만 멈추면 현장이 통째로 멈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렇다보니 당장은 노조가 아닌 타워크레인 기사들을 대체 인력으로 투입하거나 공정 순서를 조정해 버티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거란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27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양대노총 타워크레인노조 총파업 선포 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임금, 발주처가 직접 달라”
이번 파업의 7대 요구사항 가운데 핵심 쟁점은 ‘발주자 직접 지급제 확대’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공사 발주 주체가 시공사(건설사)나 타워크레인 임대사를 거치지 말고,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다단계 하도급 과정의 중간 단계에서 임금이 깎이거나 체불되는 사례가 잦다는 점을 내세운다.
반면 업계에서는 “‘직접지급제’를 명분 삼아 이미 고소득인 타워크레인 기사 임금을 더 올리려는 무리수”라고 반발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임금 지급 주체를 바꿔달라는 요구는 사용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입법 사안”이라며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을 볼모 삼아 정부를 압박하는 정치 파업”이라고 말했다.
양대 노총이 5년 만에 동반 파업을 택한 배경으로는 노란봉투법 시행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란봉투법으로 사측이 쟁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개별 조합원의 귀책 정도와 책임 범위를 일일이 입증해야 해 실제 청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총파업 위기 과정에서 정부가 직접 중재에 나선 사례까지 더해지면서 파업의 실효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타워크레인 노조는 당시 “고임금 노동자 파업(삼성전자)에는 정부가 즉각 중재에 나서면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레미콘·철근콘크리트 업계 등 ‘도미노 파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민주노총은 ‘건설기계 전반의 낮은 단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전혜선 열린노무법인 대표는 “장마철 직전 건설 성수기인 5~6월 파업은 치명적”이라며 “공사가 길어지면 공기 지연은 물론 원가 상승이 불가피한데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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