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韓 전작권 전환 추진’ 환영한 美국방…“한국을 보라” 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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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한국의 국방비 증액을 높이 평가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추진에 대해서는 “한국의 의사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수십 년간 맡아 온 연합작전 책임과 지휘 구조를 들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중국을 향해서는 “태평양 지역에서 어떤 국가도 패권을 강요할 수 없다”며 견제 메시지를 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과 이 지역 및 그 너머까지 확장되는 군사적 활동에 대한 정당한 우려가 있다”며 “어떤 패권국이 태평양을 지배하게 되면 역내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안정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안정적인 균형 상태”라며 “중국을 포함한 어떤 국가도 패권을 행사해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나 번영을 위협할 수 없는, 지속 가능한 힘의 균형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헤그세스 장관 “미, 태평양서 ‘힘의 균형’ 추구”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서 제시한 것처럼 제1도련선(일본 열도∼오키나와∼대만∼필리핀∼믈라카해협을 잇는 가상의 선)에 걸쳐 (상대의) 접근을 거부하는 억제”라며 “이제 우리는 서반구에서 제가 즐겨 부르는 ‘돈로 독트린’(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확인하기 위해 1823년 공표한 먼로 독트린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버전)을 재확립해 미 본토와 서반구를 적극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패권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했지만,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지 15일밖에 안 돼선지 강경 발언은 다소 자제하는 듯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미 대표단으로 참여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중 관계는 수년 만에 가장 좋은 상태다. 두 정상은 양국이 공정성과 상호주의에 기반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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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발언하는 모습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중관계, 좋은 상태”…강경 발언 자제

이어 “이러한 대화는 한쪽의 굴복이 아니라 실질적인 안전장치”라면서 “하지만 미국은 태평양 국가이며, 우리는 중국이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오랜 입지를 존중할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명백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이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미국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어떤 결정이든 대통령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이날 대(對)중국 메시지는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무력시위와 사이버 공격 등을 비판하며 “중국은 실제적인 위협”이라고 강경하게 발언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비 3.5% 증액’ 韓 보라. 리더십에 박수”

헤그세스 장관은 “무임승차는 용납되지 않는다”며 동맹국의 안보 부담 분담 확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태평양 지역 안보는 너무 오랫동안 미국 군사력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며 “미국이 부유한 국가들의 국방비를 보조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 대목에서 “부담 분담이 어떤 모습인지 알고 싶다면 한국을 보라. 국방비를 새로운 세계 표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증액하고 재래식 방어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지겠다고 한 결정은 위협 환경에 대한 냉철한 이해를 반영한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보여준 실용주의와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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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전작권 전환 추진 환영…美와 균형점 찾아야”

헤그세스 장관은 연설 후 한국의 전작권 전환 논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동맹국이 더 빨리, 더 많은 통제권을 가져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신선한 바람과 같다. 이는 우리가 계속 장려하는 방향”이라고 답했다. 또 “한국이 전작권 전환을 원한다는 사실을 환영한다”며 “한반도에서 한·미 모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줄 것이다. 이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했다. 동맹국이 자국 방어에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와 같은 방향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으로의 전작권 전환을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군사작전 계획과 수십 년 동안 미군이 맡아왔던 책임이 존중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전작권 전환 의지를 환영하되 미국의 작전계획과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2028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인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2029년 1분기’를 전환 목표 시점으로 언급하면서 양측 간 인식차를 드러낸 바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잠재적 적국들에 실질적인 딜레마를 유발할 수 있는 해저 전력을 확장하려는 동맹국을 찾고 있다”며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이 자국 방위와 지역 안정을 위해 그러한 역량을 확보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매우 타당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도전 과제가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겠지만, 우리는 그 과정에서 강하게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브런슨 “‘韓, 中 겨냥 단검’ 작전환경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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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미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 캡처

이날 행사에선 최근 브런슨 사령관이 한국을 두고 ‘중국을 겨냥한 단검’으로 묘사한 발언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입장인가. 국방부 승인을 받은 것인가”라는 민감한 질문도 나왔다. 한 중국 교수가 던진 질문인데, 답변에 나선 브런슨 사령관은 미국이 처한 작전 환경을 설명하려던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한반도 동쪽을 위로 놓은 지도에 대해 언급하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며, 관점을 바꾸면 이 지역에서 다른 국가가 우리를 어떻게 보는지 고려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브런슨 사령관은 미 육군 전쟁대학 팟캐스트에 나와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깥을 바라볼 때 그들(중국) 눈에 들어오는 건 아시아의 심장부에 꽂힌 단검 같은 한국”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28일 “분명히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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