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오재원 사태’ 고개숙인 이승엽,“선배들의 잘못…면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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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뉴스1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이승엽(47)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이 감독은 23일 취재진을 만나 “야구계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며 “나를 비롯한 야구계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

두산 출신 오재원은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향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 협박),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기소됐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한 오재원은 2022년까지 뛰었던 최고참 ‘원 클럽맨’이었다. 은퇴 후 해설위원을 맡았으나 몇번의 구설 끝에 방송을 떠났다.

오재원이 선수 시절 소속팀 후배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는 사실은 22일 알려졌다. 두산은 이날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소속 선수 8명이 과거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받아준 사실을 확인해 KBO 클린 베이스볼센터에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두산 구단은 오재원 문제가 불거진 3월 말께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 2주 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오재원은 2021년부터 후배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로 끊임없이 대리 처방을 강요하면서 “(수면제를 받아오지 않으면) 칼로 찌르겠다” “팔을 지져 버리겠다” 등의 협박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2023시즌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아 오재원과 같은 더그아웃을 쓴 적이 없다. 하지만 현 두산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사과했다.

이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대리 처방을 한 두산 선수들이) 자진 신고를 했고, 구단은 규정과 원칙에 따라서 조처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우리 선수들이 그런 문제에 연루돼 안타깝다. 빨리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이 문제를 수습하고 있다. 우리 선수단은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경기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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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오재원을 위해 대리처방을 한 현역 선수들은 처벌받을 위기에 놓였다. KBO와 두산은 수사 결과에 따라서 추가 징계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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